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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재벌총수들의 여성편력과 조강지처(糟糠之妻)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SK그룹 총수의 공개적인 배우자 일탈과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소송을 보고 다시 한번 필자는 돈과 바람이라는 두 명제를 떠올려 본다.

 

옛날부터 남자가 돈을 벌면 제일 먼저 바꾸는 게 마누라라는 가십이 세간에 회자되곤 했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남성우월주의의 가부장시대 유산은 우리 남자들의 머릿속에 여성편력의 바람이라는 일탈을 그리 중요시 여기지 않는, 일말의 호연지기라는 개념의 가두리에 넣고는 죄의식 없이 즐겨왔음은 다소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흔히 ‘남자의 아랫도리는 묻지 않는다’, ‘열 여자 싫어하는 남자 없다’, ‘영웅호걸은 여자를 좋아한다’, ‘마누라한테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등 여러 상투어가 남자들의 입담에서 자랑삼아 떠 다닌다. 거대한 부를 이룬 재벌총수의 경우 유독 그 스캔들이 심한 것도 결국은 거대한 돈과 일맥상통한다.

 

A그룹 총수는 연예인과의 생활에 보안 유지가 어렵자 조직내 비서들로 스캔들을 만들었고, B그룹은 온갖 글래머 연예계 스타와 염문을 뿌리며 그때마다 새로운 가정을 만들었고, C그룹 총수는 광고모델과 자식을 낳고, D그룹은 유독 나이 어린 연예인 여성과 밀회를 즐기고, E그룹은 해외거점에 첩을 두는 등 세간에 많이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반면 삼성그룹 회장인 고 이건희 씨는 처자식을 빼고는 다 바꾸라는 경영혁신의 캐치프레이즈를 걸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은 고졸 출신과 처가쪽의 좌익편향으로 반대진영의 거센 비난을 받자 ‘그러면 마누라를 바꾸라는 말이냐?’라는 일갈을 해 많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었다.

 

처음 결혼해서 먹을 것이 없어서 술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을 함께한 아내를 조강지처(糟糠之妻)라 한다. 이 단어의 유래를 보면, 후한의 광무제에게는 일찍 과부가 된 누나가 있었다. 광무제는 재혼을 시킬 생각으로 누나에게 신하들 중 맘에 드는 사람을 고르라 했다.

 

그러자 잘 나가는 신하인 송흥을 꼽았는데 이미 그는 결혼을 했기에 재혼시키기 위해서는 유뷰남인 송흥을 이혼시켜야 했다. 광무제는 송흥을 불러 ‘사람이 출세하고 부유하게 되면 아내를 바꾼다는데 어떠한가?’ 하고 넌지시 물었다. 이에 송흥은 ‘같이 고생하며 집안을 일궈온 아내는 집에서 내보내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고금 이래 가난하고 어려울 때 서로 힘이 돼주고 반려자가 되었던 배우자를 성공한 뒤에는 내치는 경우가 많았다. 옛날 포청천 일화를 보면 시골 여인 진향련이 과거를 보러 떠나 실종된 남편을 찾아 수도로 올라왔다가 부마가 된 남편을 발견했다. 남편은 일체 부인했지만 그는 과거급제 후 공주와 결혼하려고 총각행세를 하고 조강지처를 버렸다. 포청천은 황후와 공주의 강압에도 불구, 조강지처를 버린 기망죄로 그의 목을 잘랐다.

 

현대에도 고시 붙고 나서 어려울 때 챙겨줬던 연인이나, 배우자를 버리고 집안 좋은 가문과 혼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60~70년대 고시 붙은 법조인이 조강지처를 버렸다가 조강지처가 편지로 억울한 심정을 탄원해 그 법조인이 생매장된 경우도 있었고 최근에는 사법시험에 붙은 남편이 같은 사법시험에 붙은 다른 여자와 불륜을 하고 그 아내는 자살, 그 남편과 상간녀는 둘 다 법조계에서 끝나버린 경우도 있었다.

 

또 더 무서운 것은 이 불륜이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점이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새로 결혼한 남자의 여자에게는 또 다른 내연남이 존재하는 법, 내연남은 남자를 살해하고 감방가는 신세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세대의 흐름에 변해가는 가정과 결혼, 행복의 관념 속에 어떻게 이에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영원히 정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단, 모 영화감독, 만화가 등 수십 년간 한 이불속에 자며 자식을 오순도순 키워온 조강지처를 버리고 새 여자와 불륜한 사람치고 세인들의 비난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고 결과가 좋게 된 적이 없었음을 결과론적으로 추론해 경거망동에 주의함이 최상의 방법인 것 같다.

 

“조강지처를 버린 놈을 어떻게 믿냐?”는 말을 되새겨보자.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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