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국내 경제가 금융위기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은 전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우리나라 금융 사이클의 상황‧특징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을 살펴보면 전년도 대비 7.8% 증가한 1862조1000억원 이었다. 가계대출은 1755조8000억원, 판매신용은 106조3000억원이었다.
통상 경제규모가 성장하면 가계빚도 늘어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액은 역대 두 번재로 많은 상황이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21년 6월 기준 104.2%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인 2019년말 대비 10.8%p 증가했다. 세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가계와 기업 신용을 합친 ‘실질 민간신용’을 금융 사이클의 지표로 삼아 1980년 1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측정한 결과 현재 금융 사이클이 1980년대 이후 7번째 확장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도출했다.
금융사이클이란 금융자산의 속성, 경제 주체들의 위험추구 성향 등의 상호작용에 따른 금융 변수들의 종합적인 순환변동이다.
즉 금융사이클의 진폭이 클수록 금융 위기에 그만큼 취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정연 한은 금융안정국 관리총괄팀장은 “민간 신용의 총량이나 증가율이 과거 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지금 당장 위기 상태라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사례로 미뤄 이런 상태에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현재 우리 금융이 그만큼 위기에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취약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이 커졌고 향후 금융 사이클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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