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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시원한 국물의 매력, 원주 추어탕

가을보양식 추어탕 이야기(2)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추어탕은 지역마다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남원이 된장과 시래기를 넣어 걸쭉한 진국을 내세운다면, 원주는 감자채와 미나리, 토란대, 버섯 등을 넣어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으로 승부한다. 

 

원주식 추어탕은 국물에 고추장과 들깻가루가 어우러져 칼칼하면서도 맑은 맛이 살아나고, 마지막에 수제비를 넣어 푸짐함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뚝배기 속에서 수제비가 익어가며 국물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주 추어탕만의 매력이다.

 

원주는 예로부터 강원·경기·충청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 장이 크게 선 지역답게 농민과 상인들은 장터에서 몸을 녹일 수 있는 추어탕을 즐겨 먹었다. 남원 추어탕이 농번기 농부들의 힘을 채워주던 음식이었다면, 원주 추어탕은 장터와 시장을 중심으로 발달해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고 원기를 돋우는 ‘생활형 보양식’이었다. 그래서인지 원주 추어탕은 한 그릇 안에 구수함보다는 푸짐한 정취가 배어 있다.

 

현재 원주시내에도 추어탕집은 여럿 자리한다. 중앙동의 춘천골 추어탕은 담백하고 정갈한 국물 맛으로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다. 단계동의 충정골 추어탕은 감자채와 미나리를 듬뿍 넣어 원주식 특유의 향긋함을 살려낸다. 이처럼 원주 도심 곳곳에는 오래된 단골집들이 여전히 제맛을 지켜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문막의 장터추어탕집이다. 4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원주 추어탕의 정통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노포다. 커다란 무쇠솥에 미꾸라지를 푹 고아 감자채, 미나리, 토란대, 버섯을 넣고 펄펄 끓인 뒤, 마지막에 수제비 반죽을 넣어내는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각자 뚝배기에 덜어 먹는 이 집 추어탕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해 “해장에도 좋고 보양에도 좋다”는 평을 듣는다. 오래된 건물과 소박한 실내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음식의 진솔한 맛을 더욱 배가시킨다.

 

원주 추어탕은 남원의 ‘진국형’과 달리 ‘맑은 국물형’으로 불린다. 남원식이 농후하고 걸쭉한 맛으로 속을 채워준다면, 원주식은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로 속을 풀어준다. 그래서 남원식과 원주식 추어탕은 마치 한 음식을 두 가지 다른 풍미로 즐기는 기쁨을 선사한다. 

 

추어탕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같은 미꾸라지로 끓여도 지역마다 다른 식재료와 방식이 더해져 전혀 다른 요리가 된다. 그 맛을 따라가다 보면 음식은 곧 삶의 방식이며, 한 지역의 문화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을볕이 점점 깊어지는 10월, 치악산 단풍이 붉게 물들 무렵 원주 장터에서 뚝배기 가득 끓여낸 추어탕을 마주하는 일은 특별한 경험이 된다. 국물의 칼칼한 맛과 수제비의 든든함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삶의 땀과 시간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원주의 풍경을 맛보게 한다. 원주 추어탕 한 그릇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원주의 역사와 생활이 담긴 한 편의 이야기다.

 

원주 둘러보기

 

 

간현유원지와 소금산 잔도길

섬강이 휘돌아 흐르는 간현유원지는 원주의 대표 휴양지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계곡은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특히 소금산에 놓인 출렁다리와 절벽을 따라 난 잔도길은 가장 인기 있는 체험 코스다. 길을 걷다 보면 발아래로 펼쳐진 협곡과 멀리 이어지는 산세가 장쾌하게 다가온다. 아찔하면서도 시원한 풍경 덕분에 주말이면 가족과 연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뮤지엄 산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은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공간이다.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처럼 자리 잡았고, 내부에는 백남준, 이중섭, 박수근 등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명상관과 야외 조각공원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방문객에게 예술적 영감을 선사한다. 원주를 대표하는 현대 예술 명소로, 여행길에 특별한 문화 체험을 더해준다.

 

 

치악산

해발 1,288m의 치악산은 원주의 상징과도 같은 산이다. 이름처럼 날카로운 바위 능선이 이어져 장쾌한 풍광을 자랑하며, 가을 단풍철에는 전국에서 등산객이 몰린다. 예로부터 도읍의 진산으로 여겨졌고 현재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원주와 영서 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역사와 전설, 자연이 어우러진 영산으로 손꼽힌다.

 

 

상원사
치악산 자락 깊숙이 자리한 상원사는 통일신라 문성왕 때 창건된 고찰로, 이름 그대로 ‘가장 으뜸 되는 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상원사에는 ‘은혜 갚은 꿩’ 전설이 전해진다. 무과 보러 가던 선비가 구렁이에게 잡아먹히려는 새끼 꿩을 구해주었는데, 그 보은으로 꿩이 스스로 종을 울려 선비를 구렁이의 위협에서 구했다는 이야기다. 산 이름도 꿩 ‘치(雉)’ 자를 써 치악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가을에 찾으면 치악산 산세와 절의 전경이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뤄 산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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