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여행칼럼] '금강산도 식후경' 부역(賦役), 그리고 손 칼국수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새마을 운동’이 내 살던 산골마을에 들어온 때가 70년대 중반이었다. 오지 중의 오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깊은 산골이었으니 새마을 운동도 전국적으로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나서야 마지막으로 들어온 것이다. ‘잘 살아보세’라고 대변했던 새마을 운동으로 초가지붕은 스레트 지붕으로 교체되었고, 호롱불이 사라지고 전기불이 들어왔다.

 

차 한 대 겨우 지나던 신작로가 넓어지고 장마 때면 늘 넘치던 실개천에도 제방이 쌓였다. 그때는 부역(賦役)이라는 강제노역이 있었는데 가구마다 한 사람씩 의무적으로 나가야 했고, 나가지 못하면 벌금을 물리기도 했으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가 늘 부역을 나가야 했다. 부역을 나가면 어머니는 가끔 밀가루를 한 포대씩 받아오곤 했었다.

 

 

 

그 밀가루로 어머니는 술떡을 만들고 반죽하여 수제비, 칼국수를 해 주셨는데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오신채(五辛菜)가 들어간 음식을 잘 먹지 못했던 어린 내가 밀가루 음식은 그나마 잘 먹으니 어머니는 아껴뒀다가 칼국수며 수제비를 종종해 주었는데,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그 맛이 혀끝에서 여전히 감돌고 있다.

 

한설(寒雪)이 몰아친 어느 날 강남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 칼국수 생각이 나 오랜만에 들른 양재 부근 임병주 산동 손칼국수집. 손으로 직접 써는 두툼한 면발과 바다내음 가득한 바지락, 그리고 알싸한 김치까지 그 맛이 익숙하고 여전하다. 거기에 청양고추의 매콤함과 숭덩 썬 애호박의 달큰한 맛이 어우러져 금세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음식 평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쉐린 가이드에서 6년 연속으로 뽑힌 맛집이라 하니 그 맛에 대한 정평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십여 년 전 우연히 알게 되어 칼국수 생각이 나거나 양재 부근에 갈 일이 있으면 자주 들르는 집인데, 멸치육수로 국물 맛을 내던 어머니의 칼국수와는 맛은 다르지만 손으로 써는 두툼한 면발은 볼 때마다 어머니 생각이 저절로 나게 한다. 그럴 때마다 따끈한 국물 마냥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뭉클 올라오곤 한다. 먹는 내내 메뉴판에 걸린 왕만두에 눈길이 간다. 이곳 왕만두 역시 손으로 직접 빚은 속이 꽉찬 평양식 왕만두다. 하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 다음에는 근처사는 친구라도 데리고 와 꼭 맛보아야겠다.

 

서둘러 국물까지 한 그릇 비우고 밖으로 나오니 찬 바람은 여전한데 몸은 춥지 않다. 빈 속 채워진 칼국수 한 그릇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음식 한 그릇에도 애틋한 사연, 한두 가지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듯 내게도 칼국수나 수제비는 그런 음식 중 하나다. 매서운 추위 따라 가슴도 허해지기 십상일 때 언가슴 녹여내고 애틋한 추억 회상하기에는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 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임병주 산동칼국수는 양재역 부근 서초구청 맞은편에 있다. 칼국수뿐만 아니라 손으로 빚은 두툼한 만두피의 왕만두도 맛이 일품이다.

 

문화 예술의 중심 서초

 

예술의 전당

 

1988년 문화적 주체성을 확립하고 한국문화예술의 국제적 연대성을 높이기 위해 우면산 일대에 들어선 복합예술센터다. 예술의 전당에는 음악당 뿐만 아니라 서예관, 미술관, 자료관, 교육관, 축제극장 등 예술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예술 시설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정원, 분수연못 등 산책하기 좋은 야외 문화공간도 잘 조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예술 행사가 1년 내내 이어지고 있어 공연, 전시 등 상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국악원

 

전통음악과 무용을 보존·전승하고, 보급 및 발전시키고자 설립된 국립음악기관으로 예술의 전당 옆에 조성되어 있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산실이다. 국립국악원에서는 연주뿐만 아니라 학술연구, 교육, 전통악에 대한 전시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등 네 개의 소속연주단을 두고 있다.

 

 

그리고 남원과 진도, 부산 등에 지방 국악원을 운영하며 지방 국악 보존과 계승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국립국악원에서는 다양한 국악공연이 상시 열리고 있다.

 

헌릉 인릉

 

태조 이성계에 의해 세워진 조선은 마지막 임금 순종에 이르기까지 27명의 임금이 500여년을 통치하였으며 왕들의 무덤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등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조선왕릉은 그 역사와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헌릉은 우리들에게는 이방원으로 잘 알려진 조선 3대 임금 태종과 왕비인 원경왕후의 능이며, 인릉은 조선 23대 임금이었던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의 능이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관람이 가능하다.

 

달빛 무지개분수

 

한강르네상스의 핵심사업으로 2009년에 완공한 달빛 무지개분수는 반포대교 구간 1140m 구간에 다리난간 양쪽으로 만든 낙하용 분수다. 분수는 4월부터 10월까지 낮과 밤에 매일 5~6차례 분수 쇼를 펼치는데, 그 위용이 대단하다.

 

 

특히 야간에 한강유람선과 함께 펼쳐지는 분수쇼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서울의 이색적인 명소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장 교량분수로 2018년 12월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현)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현)창작집단 '슈가 볼트 크리에이티브' 상임이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