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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칼럼]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까보다로까 (Cabo da Roca)

 

(조세금융신문=황준호여행작가) 리스본에서 까보다로까 가는 길은 태백산맥 산길을 오르는 것처럼 구비 길을 한참이나 지나야 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육지의 끝이자 대양으로 향하는 관문으로 여겼던 곳,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로 여기는 그들은 어쩌면 아직도 대항해시대의 영화를 꿈꾸고 있는지 모르겠다.

 

까보다로까 언덕에 올라서면 드넓게 펼쳐지는 대서양과 쉴새 없이 밀려드는 높다란 파도가 먼저 반긴다. 마치 ‘폭풍 속으로’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 동해안 죽변마을의 작은 언덕과 해안선, 그리고 거친 바다를 연상케 한다. 그만큼 까보다로까 역시 바람이 드세고 파도가 거칠다.

 

“이곳에서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AQUI

ONDE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CA

(CAMOES)

 

포르투갈의 대문호 루이스 드 카몽이스(Lu s de Cam Es)가 호카곶(Cabo da Roca)을 소재로 쓴 시구로 그의 대서사시 <우스 루지아다스: Os Lusíadas>에 들어 있는 대목이다.

 

이 짧은 명문(名文)은 유럽의 동쪽 끝이자 대서양의 시작점인 까보다로까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구절이라 할 수 있는데, 까보다로까 언덕 십자가 돌탑에 새겨져 있다. 십자가 돌탑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이곳 위치가 우리나라 위도와 같은 38도라는 것이다.

 

까보다로까 언덕에는 십자가 돌탑 외에 유럽에서 3번째로 오래된 빨간 등대와 작은 기념품 가게만 덩그러니 있다. 잔뜩 기대하고 이곳을 찾았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치와 대항해 시대의 역사를 품고 있는 사실을 참작하면 보이는 것만으로 실망할 곳이 아니다.

 

이곳의 날씨는 늘 변화무쌍하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맑았다가 흐려지고 강풍이 불어댄다. 납작 엎드린채 벌판을 가득 메운 선인장과 낮은 키로 무성하게 피어 있는 들꽃이 쉴 새 없이 넘나드는 큰바람의 길목임을 실감케 한다.

 

이베리아반도의 맨 서쪽 끝인 이곳 까보다로까를 찾는 여행자들은 언덕 난간에 서서 대서양의 바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벅찬 각오를 한 번쯤 다져볼 만하겠다. 대항해 시대 대서양을 건너던 모험가들처럼 말이다.

 

 

성모마리아의 기적, 파티마대성당(Sanctuary of Our Lady of Fáima)

 

성모마리아는 1917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에 걸쳐 매월 13일 정오에 루치아(10세), 야신타(7세), 프란시스쿠(9세) 라는 3명의 어린 목동들 앞에 나타났다. 성모마리아는 세 아이에게 세 가지 예언을 했고 이후 마지막으로 나타나겠다고 약속한 10월 13일, 수만 명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비가 그치며 하늘의 구름이 열리고 찬란한 빛과 함께 성모마리아가 나타났다고 한다.

 

이후 바티칸 교황청은 프랑스 루르드 성지, 멕시코 과달루페 성지와 함께 이곳을 가톨릭의 3대 성지 가운데 한 곳으로 정했으며, 대성당과 30여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광장 등으로 인해 오늘날에도 해마다 수백 만 명이 찾고 있는 성지이자 관광명소이다.

 

현재의 대성당은 1953년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 제라르두스 반 크리켄(Gerardus Samuel van Krieken)가 설계한 것으로 주 탑의 높이가 65m에 이르며, 대성당 주변으로 수도원과 성삼 위 성당이 회랑으로 이어져 있다. 대성당 안에는 성모마리아를 알현했던 3명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이렇듯 파티마에서 일어난 기적 같은 현상에 대해 당시 포르투갈 신문 《오세쿨로》(O Século)의 칼럼니스트 알베리노 드 알메이다는 당시 현장에서 목격한 현상에 대해 “엄청난 인파가 구름 속에서 삐져나와 하늘 한가운데에 있는 태양을 쳐다보았다. 하늘을 좀 더 자세히 보려고 모두 모자를 벗고 있던 군중의 놀란 시야 앞에서 태양이 우주의 법칙을 벗어난 믿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태양이 춤을 추었다”라고 보도하였고, 리스본의 매일 일간지 《오 디아》(O Dia)는 1917년 10월 17일 자에서 “마치 태양에 투명한 베일을 씌운 것처럼 사람들은 아무 어려움 없이 쳐다볼 수 있었다. 태양은 우중충한 회색으로 빛나는 은반모양이 되었고 서서히 빛이 퍼져서 구름 사이를 헤치고 나왔다. 회색빛 천으로 덮은 듯한 은빛이 나는 태양이 물러나며 구름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며 주춤거리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유리창을 통하여 빛나는 것처럼 빛은 푸른색으로 바뀌어 커다란 회전 바퀴 축에서 퍼져 나가듯이 빛이 퍼져 나갔다. 서서히 푸른빛이 사라지고 이제는 노란색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것처럼 보였다. 노란색 점들이 하얀색 면사포와 검은색 치마로 쏟아져 내렸다. 노란색 빛은 어두운 곳에 있는 떡갈나무와 바위들, 언덕까지도 한없이 물들였다. 모든 사람은 기대했던 기적의 웅장함에 압도되어 흐느꼈으며 모자를 벗고 기도하였다. 몇 초간의 시간이 몇 년처럼 느껴졌고 그들은 살아온 보람을 충분히 느꼈다”라고 보도하였다. (위키백과 태양의 기적인용)

 

하지만 파티마 기적에 대한 반론도 오늘날까지 만만치가 않다. 당시에도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이 <태양의 기적> 현상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거나 천문학자들 역시 태양 관측에서 별다른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당시 현장에는 많은 방송사와 언론사 기자가 있었는데 기적을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이 공개된 게 없다.

 

 

기적에 대한 진실은 세월이 흐를수록 잊히겠지만 이곳을 신앙의 근원으로 믿고 해마다 찾아오는 순례자들에게는 분명 영적인 장소임이 틀림없다. 이곳에서는 매일 밤 촛불 미사가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래도 파티마는 포르투갈 여행에서 빠뜨리지 않고 다녀올 만한 곳이다.

 

특히 어둑해진 밤이나 이른 새벽에 광장 중심에 서보기를 권한다. 그곳에 서서 묵상을 하든, 광장건너 종탑 위 십자가를 응시하든, 아니면 느릿한 걸음으로 광장을 가로질러 걸어보든 자신이 느껴지는 그대로를 경험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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