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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 칼럼] 하늘에 대한 제천행사와 세시풍속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삼한시대에 각 읍락이 천신과 여러 부족의 지신을 함께 묶은 소도(蘇塗)로 통합되었다. 읍은 성으로 둘러쌓인 마을이고, 소도는 고대 유목민족의 신성한 지역을 상징했다.

 

사제인 천군(天君)이 소도에서 천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방울로 신을 호출하고 무아지경에서 제천의식을 집행했다. 주술과 제사가 태양과 자연을 지배하는 신령에게 풍요를 기원하면서 실시되었다. 이것이 문화와 종교의 특질을 갖는 제천 행사로 바뀌어서 국가의 안녕과 권위를 높였다.

 

풍년 기원의 제천행사

 

천군이 흙이나 나무로 성(城)이나 책(柵)을 쌓고 소도를 지배했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상태에서 행해졌기 때문에 정치권력이 확고하지 못한 상태였다. 마한 54국 중에는 신소도국(臣蘇塗國)도 있었고, 불교가 들어오면서 불교에 소도를 편입했다.

 

제정일치의 사회였던 고조선(古朝鮮)도 군장(軍將)이 천군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했다. 일본의 신도(神道)도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의례, 무속과 자연 신앙에 기초하여 성립되었다. 소도와 신도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면서 인간과 부구분하고 하늘에 제천행사를 주관하는 지역이었다.

 

 

 

제천행사는 흉노족의 정월 춘제, 5월제, 그리고 가을제가 있었고, 그 영향을 받은 고구려의 동맹(東盟), 동예의 무천(舞天), 마한의 시월제는 10월에 추수감사제(秋收感謝祭)로 진행했다. 그러나, 부여의 영고(迎鼓)는 유목민족의 사육제(謝肉祭)의 전통에 따라 12월에 행했다. 영고는 추수감사제의 부여어의 한자 표기 또는 맞이굿(迎神祭)으로 하늘에 제사하고 술과 가무를 즐겼다. 행사는 주술적인 행사뿐만 아니라 부족간 정치적 통합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고구려의 동맹은 그 명칭이 동명왕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려의 팔관회로 계승되었고, 마한은 씨 뿌리는 5월(파종)과 수확하는 10월(수확)에 천신제를 지냈다.

 

五月下種訖 祭鬼神群聚 … …十月農功畢 亦復如上

“5월에 모종을 끝마치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10월에 농사일을 끝내고 또 같은 놀이를 했다.”

 

국가적인 제사인 농제(農祭)로 발전하여 농사 준비기인 입춘(立春)에 선농제(先農祭), 파종기인 입하(立夏)에 중농제(中農祭), 성장기인 입추(立秋)에 후농제(後農祭)를 지냈다. 조선시대는 선농단(先農壇)에서 선농제를 실시하고 중농제와 후농제를 폐지했다. 국왕은 직접 농사짓는 모범으로 백성과 소통하고, 백성들은 풍요로운 삶에 대한 염원을 하늘에 기원했다.

 

 

세시풍속의 발전

 

국가적인 제천행사가 정기적으로 시행되면서 세시풍속으로 발전하였다. 주로 동일한 홀수가 겹치는 1월 1일,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처럼 생명력이 있는 날에 진행했다. 홀수는 해와 관련 있고 짝수는 달과 관련이 있으며, 보름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했다. 음력 1월은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번째 달로 일 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설부터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일~1월 15일)에 이어졌다.

 

특히 정월 대보름은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면서 마을 제사인 동제를 지낸다. 동제는 마을을 지키는 신에게 산신제와 거리제로 감사하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무당이 상당굿인 산신제로 마을에 평안을 주고, 하당굿인 거리제로 하당의 신령과 잡귀에게 베풀었다.

 

한식(寒食)에 조상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무덤을 단장하고 제사를 지낸다. 여름은 작물의 생명력이 왕성한 계절로 단오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와 씨름, 단오제(端午祭)를 지낸다. 단오는 한반도의 동북지방에서 성행했던 세시 풍습이었다. 단오제인 5월 5일은 보리가 익고 모내기를 끝낸 후 휴식을 취할 때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수릿날, 중오절, 천중절로 불렸다.

 

 

 

가을은 작물을 수확하는 풍성한 계절로 추석에 조상에게 감사를 드리는 차례를 지낸다. 또한, 8월 보름날에 큰 잔치를 베풀고 수확천신제(收穫薦新祭)로 가배를 지냈다(구당서). 추석은 고려와 조선에서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로 발전하여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기로 정착했다. 상달 음력 10월에 수확한 농작물로 여러 가신(家神)에게 집안의 평안과 복을 비는 고사를 지낸다. 동지는 다음 해 달력을 주고받고 팥죽을 쑤어서 대문과 벽 등에 뿌려서 나쁜 기운을 쫓는다.

 

제천행사는 우리나라 민속의 근간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명절인 단오제와 추석제의 경우 곡식이 성장할 때까지 기간으로 파종과 수확을 중시하면서 그 해의 시작을 알렸다. 동아시아는 비슷한 세시풍속을 가지고 있는데 음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일본의 경우 양력을 중심으로 세시풍속을 지내고 있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전)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전)(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리버풀대 MBA, 경희대 의과학박사수료,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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