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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 칼럼] 돌과 나무, 신을 만나서 안식을 얻으려는 인류 공동체의 수단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마을 입구나 고갯마루는 신령의 보호를 받는 마을 안과 보호받지 못하는 마을 밖을 연결하는 영역이었다. 마을의 뒷산이나 부근의 산은 우주를 관장하는 상당신(上堂神, 산신당)을 모시고, 마을의 입구는 장승, 솟대(짐대), 돌탑, 선돌 등으로 하당신(下堂神, 서나당)을 세웠다.

 

마을 변의 거석은 하늘과 태양에 이르는 매개체로 초자연적인 숭배의 대상이면서 제단으로 사용했다. 거석문화는 선돌(menhir), 돌멘(dolmen), 스톤서클(stone circle), 스톤어라인먼트(stone alignment) 등으로 인류 문명과 함께 해오고 있다.

 

마을의 하당신, 돌무더기와 선돌

 

돌무더기는 선사시대의 거석 기념물로 일정한 장소에 돌을 모으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돌을 쌓으면서 안전과 소망을 기원하는 정령 신앙의 표현이면서 대상이었다. 주로 냇가의 돌이나 산의 돌을 이용하여 둥근 형태로 쌓아 올린 후 정상부에 길쭉한 신줏돌을 세운다. 산길이나 들길에 돌을 쌓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안내 표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몽골의 돌무더기인 ‘어워(Овоо)’는 광활한 초원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정표이면서 주변을 돌면서 안전을 기원하는 장소였다. 오방 색의 천으로 돌무더기를 감싸고 나무기둥에 줄을 이어서 깃발을 달아서 영역을 표시했다. 힌두신화에서 돌무더기는 대지모신의 자궁인 수메루와 우주의 중심축인 북극성(北極星)이 만나는 곳으로 천상으로 이동하는 믿음의 장소였다.

 

돌무더기가 없는 경우 선돌을 세웠다. 선돌(menhir)은 긴 기둥 모양의 자연석이나 일부 가공한 돌을 수직으로 세운다. 초원에서 사슴 돌은 시공간적인 인식 체계인 해와 달을 상징하면서 유목민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의 역할을 했다. 그 모양이 남성의 생식기를 닮아서 농경민족은 풍년, 다산, 기원(장수 등), 수호신 등의 표시로 활용했다.

 

 

장승은 수문신‧수호신, 사찰이나 지역간의 경계표, 이정표(里程標) 등의 구실을 했다. 입구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잡귀나 나쁜 기운을 물리쳤다. 나무기둥이나 돌기둥에 사람 또는 신장(神將)의 얼굴 형태를 그리거나 조각하고,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지하대장군(地下大將軍) 등의 글씨를 새기고 남녀 한 쌍으로 마주 서 있다. 장승은 동제(洞祭)의 주신(主神) 또는 하위신(下位神)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하늘의 생명수, 당산나무

 

하늘의 신성을 받은 시조는 당산나무가 있는 숲이나 나무로 내려와서 한 씨족을 시작했다. 마을의 영역인 당산(堂山)은 부락의 수호신이 있는 곳으로 산이나 언덕, 나무, 바위 등을 대상으로 했다. 당산에 신이 내려오는 신목인 서낭나무 또는 당산나무를 심었다. 당산나무(우주목, 생명수)는 신이 지상에 내려올 때 사용하는 통로로 하늘과 지상, 그 뿌리를 통해 지하를 연결했다.

 

당산나무는 자작나무, 버드나무, 느티나무, 향나무, 은행나무 등이 활용되었다. 자작나무는 그 수액이 여신의 생명수로 시베리아 민족의 신수(神樹)였다. 버드나무는 알타이 민족에게 여신의 상징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느티나무는 다른 나무의 간섭을 받지 않고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하늘이 연결된 원림(原林)으로 고조선의 신단수, 고구려의 소수림, 백제의 웅진사와 천정대, 신라의 계림과 천경림, 조선의 성황림 등이 전해 오고 있다.

 

 

 

공동체의 신성한 제단, 고인돌과 스톤헨지

 

돌멘(Dolmen)은 여러 개의 돌기둥 또는 지석 위에 한 개의 판석을 올린 것으로 켈트어로 탁자인 ‘Dol’과 돌인 ‘Men’의 합성어다. 그 일종인 고인돌은 두 개의 돌기둥 위에 평평한 돌을 가로로 얹는다. 전 세계 5만 5000여개의 고인돌 중에서 4만여개가 요동반도와 강남지방, 한반도 서부, 제주도, 그리고 규슈에 걸친 해양문화권에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스톤서클(stone circle)은 중앙의 제단을 중심으로 주변에 돌기둥을 원형으로 세워서 배치했다. 스톤헨지(Stonehenge)는 흙을 쌓은 제방 위에 원형으로 높이 8미터, 무게 50톤에 달하는 80여개의 거석에 덮개 돌을 얹었다. 원은 셰일 서클인 바깥쪽과 블루스톤 서클인 안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공동체가 당산나무 앞에서 농악을 시작하여 입석, 당샘, 천제당 등을 돌고, 당산나무(당산제)와 선돌(입석제)에 금줄을 걸어서 마을에 들어오는 부정(不淨)을 막았다. 60년대 ‘신생활운동’과 70년대 ‘새마을운동’은 미신 타파를 명분으로 전국의 장승과 서낭당 등을 강제로 철거했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전)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전)(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리버풀대 MBA, 경희대 의과학박사수료,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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