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4.7℃
  • 맑음서울 -0.7℃
  • 맑음대전 1.7℃
  • 맑음대구 2.9℃
  • 맑음울산 3.4℃
  • 맑음광주 4.8℃
  • 맑음부산 4.6℃
  • 맑음고창 4.1℃
  • 구름많음제주 8.6℃
  • 맑음강화 -0.5℃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1.9℃
  • 맑음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문화

[전문가 칼럼] 신선세계와 도교문화의 정수, 백제 외리문양전과 금동대향로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백제는 도교의 오행설에 따라서 군대의 깃발을 황색으로 통일하였다. 도성의 남쪽에 남단(南壇)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천제를 올렸다. 도교문화는 삼신산과 무릉도원을 표현한 산수문전, 봉래산을 조각한 백제금동대향로, 그리고 부여 궁남지의 방장산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재는 백제 예술의 극치이면서 한국 예술의 원류가 되었다.

 

도교적 사고의 산수문전

 

토지는 신의 소유이기 때문에 사용시 신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무령왕릉 지석(誌石)은 토지신에게 땅을 샀다는 토지 매지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 내용에 도교의 도사들이 주문을 외울 때 내는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의 표현이 있디. 왕릉 입구의 진묘수는 무덤을 지키는 뿔과 날개가 달린 상상의 동물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침입자나 악귀를 막고, 죽은 영혼을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을 한다. 남조의 황제릉에 돌로 만든 진묘수 한 쌍을 무덤 앞에서 세웠다.

 

외리문양전은 부여 외리의 사찰터에서 출토된 백제시대의 벽돌로 42매가 완전한 형태로 발굴되었다(1937년). 보물로 지정된 8매는 봉황무늬, 산수무늬, 산수도깨비무늬, 산수봉황무늬, 연꽃도깨비무늬, 연꽃구름무늬, 연꽃무늬, 용무늬이다. 특히, 산수무늬문전은 산과 나무, 하늘과 물, 누각과 사람을 그림처럼 표현했다. 삼신산과 신선사상이 산 아래의 입석 돌기(突起), 산 위의 수목 배치, 집과 신선, 하단에 물줄기와 봉우리로 표현되고 있다.

 

 

신선세계를 통합한 백제금동대향로

 

외리의 문양들이 개별적으로 신선세계를 표현했다면 백제금동대향로는 한 개의 향로에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다(1993년). 정상부는 하늘과 태양을 상징하는 봉황이 턱 밑에 여의주를 물고 있다. 뚜껑은 74개의 신산(神山)을 배경으로 민머리에 오른쪽 상투를 튼 5명의 악사들이 종적, 북, 거문고, 배소를 연주하고, 그 속에 42마리의 동물과 12명의 인물을 배치했다. 몸체는 활짝 핀 3단 연꽃 속에 물고기와 새, 다양한 동물들을 표현했다. 그리고, 받침은 연꽃 줄기를 입에 물고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용을 표현했다.

 

 

신선이 사는 도성의 궁남지

 

신선이 사는 왕궁과 도성은 삼신산(삼산)을 중심으로 궁내의 정원과 후원에 연못을 조성하고, 도성 남쪽에 대형 연지를 배치했다. 진사왕은 왕궁을 중수하여 연못을 만들고 진기한 새와 화초를 길렀다(391년). 동성왕도 공산성에 임류각을 만들었고(500년), 대통사지 석조와 부여 석조는 연꽃을 심던 연지를 대신하였다. 왕궁평성은 후원에 아름다운 돌로 경관을 표현하고 정원에 태호석을 배치했다.

 

궁남지는 물을 20여리에서 끌어와 조성하여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에 방장산을 조성하였다(634년). 의자왕은 왕궁의 남쪽에 망해정(望海亭)을 세웠다. 백제의 장인들이 일본에 파견되어 아스카시대의 연못을 조성하였다. 신라도 궁남지와 비슷한 안압지와 임해전을 만들었다. 고려와 조선의 궁지도 백제의처럼 삼신산과 누각을 조성하였다.

 

 

도교적인 사고를 표현한 숙세가(宿世歌)는 백제 최고의 민요로 능산리 사지의 목간에서 찾았다(2000년). 사언사구(四言四句)의 형식으로 그 당시 정서와 내세관을 표현하고 있다.

 

宿世結業 同生一處 是非相問 上拜白來

“전생에 맺은 인연으로 이 세상에 함께 났으니 시비를 서로 물어서 하늘에 배향하고 오십시오”

 

백제인들은 신선세계를 이상향으로 도성과 왕궁에 신선이 사는 세계를 구현하였다. 신인 왕이 사는 도성은 삼신산을 중심으로 왕궁과 궁지를 만들었고, 왕궁의 정원과 후원에도 연못을 만들어 삼신산을 조성했다. 백제의 도교사상이 일본에 전달되어 천황은 신이며, 신인 천황이 사는 황궁(皇居)은 해자를 두르고 선계를 표현하고 있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전)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전)(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리버풀대 MBA, 경희대 의과학박사수료,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