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0 (목)

  • 구름많음동두천 32.3℃
  • 흐림강릉 28.7℃
  • 구름많음서울 33.4℃
  • 흐림대전 27.5℃
  • 흐림대구 26.8℃
  • 흐림울산 23.3℃
  • 흐림광주 23.4℃
  • 흐림부산 23.5℃
  • 흐림고창 24.5℃
  • 흐림제주 22.7℃
  • 구름많음강화 29.0℃
  • 흐림보은 25.6℃
  • 흐림금산 26.0℃
  • 흐림강진군 22.4℃
  • 흐림경주시 25.0℃
  • 흐림거제 21.9℃
기상청 제공

문화

[전문가 칼럼] 백제의 소리, 수제천과 산유화가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백제의 가요는 남녀간 사랑,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 영농 활동의 노동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읍사(井邑詞)’, ‘선운산가(禪雲山歌)’, ‘무등산가(無等山歌)’, ‘지리산가(智異山歌)’ 등이 있다(고려사). 또한, 노동요인 ‘산유화가’가 백제의 멸망과 함께 서천과 부여 일대의 노동요로 불려졌다. 일반 백성들의 애환과 농사에서 오는 고된 삶을 진솔한 가사와 가락으로 표현했다.

 

백제 여인의 기다림을 담은 백제 가요들

 

정읍사는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남편이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근처 산 바위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비는 노래이며, 백제의 가요 중에서 유일하게 전하고 있다. 정읍사는 정읍(井邑) 또는 빗가락 정읍(橫指井邑)으로 불렀다(고려사, 악학궤범). 왕이나 왕세자가 이동할 때 위엄을 보여주기 위하여 연주했다.

 

조선 말기에 가사인 ‘정읍사’는 사라지고, 연주곡인 ‘수제천’만 남아서 처용무(處容舞)의 반주로 연주한다. 전곡은 4장으로 1,2,3장은 6장단, 4장은 2장단이다. 2장은 1장의 반복이고, 3장은 1장과 2장보다 4도 위로 조옮김을 하였고, 4장은 원래의 조로 되돌아간 가락이다. 연주 음악은 매우 불규칙하며 연음의 형식으로 피리가 선율을 연주하면 다른 악기들이 나온다.

 

정읍사 노래와 수제천 악보

 

 

 

 

(前腔) ᄃᆞᆯ 하 노피곰 도ᄃᆞ 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後腔) 全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ᄃᆡ 를 드ᄃᆡ 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過篇) 어느이다 노코시라

(金善調) 어긔야 내 가논ᄃᆡ 점그ᄅᆞᆯ 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小葉) 아으 다롱디리

 

 

선운산가는 부녀자들이 부른 노래로 아내가 멀리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장사 사람 정역이 기한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그 처가 선운산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노래를 불렀다(長沙人征役過期不至其妻思之登禪雲山望而歌之, 고려사). 유사한 망부석 설화도 아내가 외지에 나간 남편을 고개 마루에서 기다리다가 망부석이 되었다.

 

무등산가는 “무등산은 광주의 진산(鎭山)이고 광주는 전라의 큰 읍으로 이 산에 성을 쌓고 백성이 의뢰하여 편안하고 즐겁게 ‘무등산가’를 불렀다”고 기록했다. 또한, 지리산가는 “구례현의 여인이 아름답고 지리산에 사는데 집이 비록 가난하지만 부부의 예를 다하매, 백제국왕이 그 미를 탐내자 여인은 노래를 짓고 따르지 않고 죽음으로 따르지 않겠다”고 했다.

 

유사한 내용의 도미설화가 한성 주변이었던 팔당 지역(渡迷津)에 전해오고 있다. 도미의 아내는 아름답고 절제된 행실로 칭찬받았고 개루왕이 여인을 취하려는 탐욕과 회유에도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백제의 멸망과 산유화가

 

백제는 직할지인 논산평야와 곡창지대인 김제평야를 중심으로 노동요를 발전시켰다. ‘긴산유화가’는 모심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불렀고, ‘자진산유화가’는 모심기가 막바지에 불렀다(증보동국문헌비고). 백제 멸망의 사연과 한을 담고 있으며, 당으로 끌려간 의자왕을 그리워하며 불렀다. 농사짓는 사내와 베 짜는 여인들이 산유화를 부르면 구룡 지역이 떠나갈 듯 울려 퍼졌다(동아일보, 1926).

 

산유화혜 산유화야 저 꽃 피기 시작하야

저 꽃 지더락 필역하게

산유화혜 산유화야 저 꽃 피어 번화함을 자랑마라.

구십춘광 잠깐 간다

취영봉에 달 뜨고 사비강에 달이 진다

저 달 떠서 들에 나와 저 달 져서 집에 돌아 간다

부소산 높아 있고 구룡포 깊어 있다

부소산도 평지되고 구룡포도 평원되니

(후렴구)얼널널 상사 뒤 어여되여 상사 뒤

 

 

 

 

백제에서 전래된 일본의 무악(舞樂)은 1400여년 동안 행사에서 사용된 춤과 음악이다. 좌무(左舞)와 우무(右舞)가 기본형식으로 각 형식에 따라서 음악과 옷 색깔이 다르다. 좌무는 당악(唐樂)을 따르고, 우무는 고려악(高麗樂)에 맞춰서 춤춘다. 소리코(蘇利古) 춤은 백제의 무용가인 미마지(未麻之)에 의해 전수된 사자춤과 탈춤이다(612). 백제의 소리는 민요로 계승되어 전해오고 있으며 ‘산유화가’는 최근까지 노동요로 모을 심을 때 불렀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전)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전)(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리버풀대 MBA, 경희대 의과학박사수료,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정치인의 경계선, 정치꾼과 정치가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제 22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나고 여소야대의 틀을 만들고 새로운 정치판을 개장했다. 투표율 67%로 국민 대다수가 참여하여 새로운 정치갈망을 표현했다. 정치에 투표하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나보다 못한 사람에 의해 지배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이 새삼 생각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누가 나보다 나은 사람인지 아니면 못한 사람인지,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과 같이 구분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듣도 보도 못한, 아닌 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의 정체, 특히 감춰진 내면의 인성, 이념, 철학을 알 수가 없다. 겉으로 번지르르한 가면을 덮어쓴 그의 진정한 모습은 하늘이 아닌 다음에 어찌 알 방법이 있겠는가? 오로지 그가 내세운 탈가면을 쓴 그의 탈춤을 보고 찍는 수밖에 없다. 당선된 후에 그는 탈가면을 벗고 탈춤을 추지 않는다.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의 진정한 얼굴은,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생면부지의 얼굴로 되돌아가 그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래서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이 배가 되는 법이다. 초선 의원수가 전체의 44%, 4년마다 교체되는
[인터뷰] 4선 관록의 진선미 의원 “3高 시대, 민생·국익중심 경제정책 전환 시급”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현재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을 국내 변수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측면에서 국제 경제 상황과 닿아 있는 문제이며, 따라서 철저하게 국익을 위한 외교・통상・안보 정책을 꾀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10일 제 22대 총선거에서 당선돼 4선 국회의원이 된 ‘경제통’ 진선미 의원이 22일 <조세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나자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움직임을 비롯하여 시장의 생필품과 식품 등 주요 소비재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4선 의원이 된 진선미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세와 금융, 환율 등 국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뿐만아니라 국회 예산정책처와 국회 입법조사처 등 국회의 양대 싱크탱크가 선정한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중 개최된 국회 예산정책처 설립 20주년 행사에서 정책활동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는 자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