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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칼럼] 하앙과 치미, 사라진 전통 기와집의 양식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고대에 일반인들은 움집이나 초가집에서 살았다. 움집은 추위를 견딜 수 있지만 충분한 공간을 얻기가 힘들다. 초가집은 내부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지만 건물의 지속성을 얻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기와집은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 침수를 차단하고 부식을 방지하면서 외관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도 있었다. 기와가 주요한 자재로 이용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와를 만들었고 지붕을 떠받드는 목재도 다양한 크기와 용도를 구성했다. 전통적인 건물 양식에서 하앙과 장식기와는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면서 멋을 내기 위하여 치장하던 부재였다.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하앙

 

초기 건축은 기둥과 기둥을 보로 연결하여 지붕을 떠받치는 가구식이었다. 벽으로 건물을 받치는 벽식 구조는 넓은 공간을 만드는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부는 정사각형에 배흘림 기둥을 세워서 가로선과 세로선, 대각선이 황금비를 이루도록 했다.

 

지붕은 기와로 지을 경우 팔작, 맞배, 우진각, 십자형, 육모, 정자형 등의 형태였다. 맞배지붕은 수덕사 대웅전, 무위사 극락보전, 선운사 대웅전, 화암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수덕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으로 정면보다 측면이 넓은 정사각형으로 황금비율을 이룬다.

 

 

건물은 규모가 클 경우 서까래를 높이 올려서 건물을 웅장하게 보이도록 했다. 건물에 사용하는 하앙(下昻)은 내단(內端)을 도리에 고정시켜서 지붕의 하중을 받고, 외단(外端)이 처마를 받쳐서 균형을 맞춘다. 하항 목재가 지붕에서 처마까지 사선방향으로 길게 빼서 건물이 날렵하면서 웅장하게 보이도록 했다.

 

하앙이 사용된 건물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게 설계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의 부여, 고구려, 요나라, 금나라, 일본의 건축이 하앙을 사용했다. 백제의 하앙식은 국립부여박물관의 청동제소탑과 간송미술관의 금동불감에서 볼 수 있다.

 

현존 건축물은 완주 화암사의 극락전(1425~1429년 중건)이 있다.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 지붕으로 전면과 후면의 포작(包作)에 하앙이 내부에서 뻗어 있다. 백제계 일본 호류지(法隆寺)는 세계 최고의 목조건물인 금당과 오중탑에서 하앙을 사용하고 있다(711년). 오중탑은 에도시대(1688~1704년)에 수리하면서 완만했던 경사를 급경사로 바꾸었다.

 

 

 

 

 

 

 

수막새와 치미, 건물에 사용되는 장식기와

 

기와는 지붕에 얹어서 눈이나 빗물을 차단하고 지붕의 부식을 방지하고,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하는데 사용된다. 많은 돈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배층의 전유물로 주로 사찰, 관청, 왕릉과 왕궁에서 사용했다. 수막새(瓦當)와 치미(鴟尾)가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위하여 사용되었다. 수막새는 여러 가지 무늬로 건물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드러내도록 처마를 장식했다. 백제의 수막새는 섬세하면서 우아한 8개 연꽃잎으로 문양을 구성하였다.

 

치미는 봉황의 형상으로 건물을 웅장하고 장엄하게 보이도록 용마루 양쪽 끝에 배치했다. 미륵사지와 황룡사지에서 치미가 발견되었고,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볼 수 있다. 치미는 고대 동아시아의 목조건축에서 중요한 부재였다. 고려시대에 용 머리와 물고기 꼬리의 용미(龍尾)가 쓰였고, 조선시대에 좀 더 간소화된 용두(龍頭)와 취두가 쓰였다.

 

백제의 사찰은 건축에 대형 치미를 사용했다. 부소산 서복사지 치미는 높이 90센티미터의 소형으로 뒷면에 연꽃 무늬로 장식했다. 왕흥사지 치미는 대형으로 전체를 하나로 제작한 후 상하로 나누어서 가마에서 구웠다. 용마루 좌우의 치미 1벌이 동시에 출토되었다. 그리고, 미륵사지 치미는 높이 99센티미터, 길이 85센티미터로 서복사지 치미보다 약간 크지만 왕흥사 치미처럼 상하로 나누어서 제작했다.

 

 

고대의 전통적인 양식 중에서 장식기와인 수막새와 치미가 희소해지고, 하앙은 중국 양식을 채용하면서 소멸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사찰이나 전통 건물을 세울 때 아직도 하앙과 장식기와를 사용하고 있다. 오래된 것이 다 좋을 수 없지만 전통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노하우의 소멸에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정책은 과거의 필요성에 대한 토대에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일 때 지속성과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다. 너무나 급격한 서구식 전환이나 리더의 비합리적 결정은 과거부터 이어온 질서와 전통이 무너뜨리면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전)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전)(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리버풀대 MBA, 경희대 의과학박사수료,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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