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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지식자본의 형성, 네트워크에 의한 불확실성의 극복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지식은 원리를 통해서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총체적 접근으로 특수성과 유사성을 찾아서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 과거를 말하는 철학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과학, 인간의 본능과 경험(실험, 관찰 등) 등이 합쳐질 때 의미있는 지식을 만들 수 있다. 초기값이 결과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출발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첫 정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반대로 역사는 오랜 기간의 유물, 유적이나 사건들의 빅데이터를 통하여 그 기원을 찾아간다. 자료가 많을수록 그 원인이나 현상을 빨리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우연히 발생하는 사건도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근본적인 실체를 찾기는 어렵다. 인류는 불확실성에 확률을 부여하고 네트워크로 그 기원을 찾으며,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여 지식자본을 축적해 간다.

 

역사에 대한 해석, 네트워크에 의한 자본의 형성

 

과거를 찾아가는 역사는 지나온 과정의 인과관계나 종속관계로 설명하려고 한다. 역사 데이터를 연결하면 개별 정보나 지식이 발생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 분석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호 연결성을 확인할 수 있다. 1940년대부터 영국의 구조주의 인류학자들이 아프리카 등에서 친족네트워크(kinship network)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1960년대 화이트(H. White)가 네트워크관점에서 조직과 사회, 경제, 문화 현상을 설명했다.

 

 

역사 네트워크는 복수의 노드(node)를 연결하는 타이(tie)를 대상으로 파악한다. 역사적 사실이나 사료 간 연결관계를 거시적으로 분석하는 사고를 요구한다. 강한 타이(strong tie)는 서로 연결된 노드간에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약한 타이(weak tie)는 자기 정보와 중복성이 낮은 정보를 가진 노드와 연결되면서 유사성을 찾기 어렵다. 노드들간 관계는 구조적 틈새(structural hole)가 존재하므로 구조적 틈새를 연결하는 매개와 중재를 하는 파당(cliques)이 필요하다.

 

역사 찾기는 네트워크에서 강한 타이 관계를 찾아서 유사성을 확인하거나 오랜 기간의 구조적 틈새를 연결하는 파당을 찾는 과정이다. 그리고, 사진은 지리의 단순한 평면적인 재현뿐만 아니라 입체적으로 과거의 시간을 표현한다. 위성사진은 최소 300킬로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평면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고대 유적지의 광범위한 공간배치를 나타낸다.

 

네트워크에 의한 지식의 생성

 

일반 수학은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부터 17세기 뉴턴과 라이프니츠까지 약 2000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있다. 피타고라스는 어린 시절 이집트 등 여러 지역을 여행하였다. 이집트에서 22년간 공부한 후 기원전 530년경 크로토네에 학교를 세웠다. 그는 만물의 근원인 숫자가 지배하는 정돈된 세계를 입증하려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조화가 미덕으로 사물은 조화를 따라서 구성된다. 삼각형은 지구의 중력에 가장 잘 대응하는 조화로운 구조이며, 세변의 길이가 정해지면 자동으로 각도가 결정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따르면 임의의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는 다른 두 변으로 만든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과 같다.

 

 

피타고라스 학파(Pythagoreans)는 자연철학으로 사회질서를 확립하려고 했다. 그들은 윤회와 사후의 응보를 믿었고, 금욕적이고 계율에 의한 조화로운 공동체 생활을 추구했다. 16세기 말에 시작된 프리메이슨(Freemasonry)도 피타고라스학파에서 중시했던 엄격한 조직체계, 회원 간 형제애와 비밀체험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상대주의와 관용 속의 도덕성, 박애정신 및 준법정신을 강조했다.

 

 

그리고, 스콜라철학의 본거지였던 옥스퍼드대와 캠브리지대는 그리스의 자연철학을 전파했다. 중세영국의 주요 수도회들이 옥스퍼드대와 캠브리지대에 교육기관을 설치하였고, 헨리 8세는 옥스퍼드대에 크라이스트 처지칼리지와 캠브리지에 트리니티칼리지를 설립하여 두 대학의 전통을 확립시켰다. 옥스퍼드대는 가톨릭의 유산으로 자유로운 생활방식을 추구하고, 캠브리지대는 청교도의 엄격한 규율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경험(확률)과 데이터에 의한 지식자본의 확립

 

캠브리지 출신인 프랜시스 베이컨(F. Bacon)은 스콜라 철학의 우상을 배척하고, 실험에 기초한 귀납적 연구를 주장했다. 저서인 《신기관(Novum Organum, 1620년)》에서 절대적인 진리보다 100퍼센트 참은 아니지만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했다.

 

인간이 버리고 고쳐야 할 우상(Idol)을 제시하고 그 대안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어떤 사건이 과거에도 항상 일어났다면 그것이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 위하여 폭넓은 정보를 수집해나간다. 개인도 경험을 통하여 지식을 얻어서 공리에 도달할 것을 제안했다. 베이컨의 귀납적 추론(Inductive Inference)은 어떤 표본을 통하여 모집단을 추정한다.

 

이 때 추정의 불확실성은 어떤 사건이나 사물의 특징을 반복 측정해서 얻은 확률로 측정한다. 베르누이(Bernoulli) 확률은 실험을 반복하여 얻은 경험적 확률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대확률도 계산할 수 있다. 대신에 베이지안(Bayesian) 확률은 이론적인 확률(사전확률)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정보를 기초로 다시 이론적 확률(사후확률)을 계산한다. 만약 새로운 믿음이나 근거가 나타나면 그 믿음을 조정할 수 있다. 정보가 많아지면 베르누이 확률과 베이지안 확률은 점점 수렴하여 동일하게 된다.

 

지식은 신용을 대신할 수 있는 등가물이다. 자연철학과 스콜라철학이 지배하던 시대에 베이컨은 경험적인 귀납법으로 다양한 지식의 생성에 기여하였다. 귀납법은 절대적 지식의 축적에서 상대적인 지식의 추구로 바꾸어서 인류의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인류의 사고도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의 추구로 사고를 전환시켰다. 경험에 의한 지식자산이 일종의 자본으로 법률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우리는 신용과 지식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지만 기술과 통신의 발달은 그 특권적인 위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경희대 경영학과, 고려대 통계학석사, University of Liverpool MBA,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경희대 의과학박사과정

•국민투자신탁 애널리스트, 동부증권 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한국과학사학회 회원, 한국경영사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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