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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경제위기와 금융위기, 투기세력의 놀이터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경제위기와 금융위기!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기적 이득의 기회

 

금(Gold)은 노트(Note)와 화폐(본원통화)로 대체되었고, 은행은 신용창조(파생통화)를 통하여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화폐와 증권은 모든 가치의 저장과 교환 수단으로 인간관계를 조정하고 통제하여 왔다.

 

이러한 금융거래에서 한정된 자본에서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부채를 사용하게 된다. 인간의 투기심리가 부채를 발생시키는 주요한 원인이고, 부채가 한번 발생하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든 인간의 사회경제적인 문제들을 파생시킨다.

 

인간의 부채 문제를 민스키(H. Minsky)는 헤지금융(Hedge financing), 투기금융(Speculative finance), 그리고, 폰지금융(Ponzi units)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헤지금융은 채무자가 자신의 소득으로 모든 계약지불의무를 이해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부채를 사용하여도 자기자본이 클수록 헤지금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투기금융은 소득으로 원금을 상환할 수 없지만 대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경우 원금에 대한 만기연장(Roll-over)이 필요하다.

 

셋째, 폰지금융은 현재의 소득으로 원금상환이나 이자지급을 이행하지 못한다. 이러한 금융상태는 자산을 매각하거나 추가 차입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자를 지불하기 위한 대출 또는 자산

의 매각은 소유권 또는 지분권을 축소하면서 부채 사용자의 안전한계(margin of safety)를 낮춘다.

 

신자유주의의 도래와 투기자의 태동

 

1980년대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글로벌화가 강화되었고, 이에 따른 경쟁의 격화로 실업자를 양산하고 임금을 낮추면서 소비지출을 축소시켰다. 국가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보다 저금리 정책으로 주식과 주택 가격을 높여서 화폐적 착시현상을 만들었고,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증가시켜서 소비를 확대하고 저소득자들을 폰지금융으로 유도하였다.

 

본래 경제위기는 경기순환의 공황 국면에서 나타나면서 기존의 자본축적 방식, 사회적 계층 간 격차 및 세계질서의 재편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조조정의 측면에서 일어난다. 1972년에서 1973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이자율이 낮고 대출을 쉽게 하면서 세계적인 투기붐이 발생하여 주식과 부동산에서 가격폭등을 발생시켰다.

 

즉, 산업자본으로 쓰고 남는 돈은 유휴화폐자본으로 존재하면서 투기의 원천이 되어 과잉투기를 유발하였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되면서 경제위기에 빠뜨린다. 과잉대출과 과잉투기(버블)에서 이익은 투기자나 금융기관에 귀속되고 그 손실은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시킨다. 이후에 취해진 긴축정책은 투기자뿐만 아니라 대출을 실시한 금융기관을 부실화시켰다. 정부가 규제완화와 재정·금융정책을 실시하면서 투기자가 또 다른 수혜자로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성장주도의 경제는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하였다. 경제성장률이 일시적으로 후퇴한 적도 있지만 노동보다 자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였기 때문에 경제위기는 발생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88올림픽은 사회시스템을 한 단계 성장(Upgrade)시키면서 금융의 중심도 간접금융의 화폐시장에서 직접금융의 자본시장으로 이동하였다.

 

1998년 IMF지원 하의 외부투기자의 침략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부투기자의 활약

 

신자유주의에서 국제기구(WTO, IMF 등)는 모든 국가에 자유화와 개방화를 강요하면서 소규모 국가의 경우 자본이 부족하여 금융부문에서 항상 취약성을 면치 못하였다.

 

1998년의 IMF금융위기는 변동환율제하의 외환유동성 리스크였지만 월가와 IMF에 의한 강요된 정책은 외부 투기자와 금융자본에 부를 이동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외부투기자에 의하여 국부가 유출되고, 외환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을 중심으로 차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경제성장의 과실이 해외로 유출되었다.

 

외환위기의 공모자로 인식되는 조지 소로스는 1999년에 서울증권을 675억원에 인수하여 배당금과 매매차익만 800억원 이상을 얻었다. 2002월드컵 개최는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1945년 이후 많은 국가가 경제위기국면에서 재정 및 금융확장 정책을 통하여 회복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그동안 진행되었던 경제활성화나 규제 완화의 혜택이 투기자들에게 귀속되는 구조로 사회가 변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저금리 정책으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가운데 금융상품과 금융화된 부동산투기로 거대한 재산을 형성하였다. 국제사회를 연결했던 신자유주의와 경제위기 해결책이 또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생시켰다. 결과적으로 노동계급의 세력 약화, 기득권의 도덕 불감증, 민주주의 후퇴, 패권주의 강화, 군사비 확대, 환경파괴, 빈부격차, 독과점시장의 확대 등을 발생시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소비재 수출 국가에 큰 혼란과 손실을 미쳤지만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작은 편이었다. IMF 구제금융 이후 금융시스템의 글로벌화와 외환보유고의 확대로 안정적인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선진시장(FTSE선진국지수)편입은 다른 시기에 비하여 경제의 급속한 하강이 아니라 연착륙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다만 자본재의 수출에 따른 대금 회수기간의 문제와 투기자본의 국내유입에 따른 시장의 불안정이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표출되었다.

 

투기자의 억제와 건전한 사회의 회복

 

전 세계의 공황과 국내 경제위기의 당사자는 금융자본, 금융기관, 투기적거래자로 이들이 만든 금융과 부동산의 버블이 위기를 제공하고 있다.

 

투기자들은 새로운 ‘부’나 이윤을 창출하는 생산적인 활동보다 저금리에서 투기적 활동(카지노에서 자본규모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는 기회가 제한되어 평균적으로 승리하는 딜러와 실패하는 겜블러)를 활용하여 승리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위기는 투기자들에게 수익창출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항상 위기를 떠들고 있는 진원지는 건전한 투자자(Investor)라기보다 투기자(Speculator)들이다. 경제위기나 금융위기는 투기자에겐 가장 좋은 수익창출의 기회이다.

 

IMF외환위기나 글로벌위기에서 구제조치가 부의 이동을 소수의 화폐 소유자와 화폐성 부동산(유동성이 풍부한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부를 이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때 여론을 교묘하게 속이면서 경제활성화 정책의 실행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을 보호하고 투기자에게 기회를 제공하였다.

 

2005년 이후 우리나라는 부동산가격과 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로 투기화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채권자들이 단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자금을 조달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발생시켰고, 그 피해는 자금이 부족한 채무자에게 전가되었다. 위기가 발생하면 경제가 위축되면서 양적 완화를 시행하는데 이 때 금융기관과 채권자들이 구제금융으로 유입된 자금을 챙기면서 실질 화폐 수요자인 채무자나 서민에게 도달되지 못한다.

 

그러면서 경기악화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채무자는 자산을 매각하고 금융기관과 채권자들이 매입하면서 부의 이전이 이루어진다.

 

물론 화폐 자본주의 속성상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인플레이션과 경기부양책에 따른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또 한번 이득을 챙긴다. 금융기관의 공적소유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IMF외환위기 이후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우량종목과 은행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거의 7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화폐 시대의 도래는 국가 간 금융결제가 아닌 상대적인 매칭결제로 순환적인 글로벌 금융구조를 가지면서 화폐패권도 소멸될 수 있다.

 

그러면 금융위기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수명의 연장에 따른 의료비의 증가와 신용사회의 도래에 따른 고령자들의 어려움으로 불확실성이 항상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내부적인 요인이지만 당사자는 합리적인 선택과 생활을 어렵게 하는 방해 요인으로 사회를 인식한다.

 

세대차이가 또 다른 위기의 진원지로 등장하지 않기 위하여 과거를 거울삼아서 축적된 지식과 자원을 활용하고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오늘날 첨단과학과 기술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지만 의식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첨단 무기도 코로나19 바이러스(COVID-19)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생존게임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노력은 많았지만 투기자에 의한 교란을 막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필] 구 기 동
• 현) 신구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Liverpool대 MBA, 서강대 경영학박사

• 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 (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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