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4.7℃
  • 맑음서울 -0.7℃
  • 맑음대전 1.7℃
  • 맑음대구 2.9℃
  • 맑음울산 3.4℃
  • 맑음광주 4.8℃
  • 맑음부산 4.6℃
  • 맑음고창 4.1℃
  • 구름많음제주 8.6℃
  • 맑음강화 -0.5℃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1.9℃
  • 맑음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문화

[여행칼럼] 연천 불탄소가든 민물매운탕

어린 시절 강가에서 천렵하여 끓여 먹던 그 맛

(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유년 시절을 금강지류와 섬진강 상류에서 살았던 나는 민물고기로 요리하는 음식을 지금도 좋아한다. 첩첩 산골 고향 마을 앞에는 금강지류인 작은 실개천이 있었는데 중고기(버들치)라는 물고기가 많았다.

 

피라미 등 졸깃한 맛의 물고기들에 비해 고기살이 흐물흐물하여 한동안 천대받던 물고기이기도 했지만, 민물매운탕에는 중고기가 들어가야 제맛을 내기 때문에 매운탕에는 조미료 같은 물고기라 할 수 있다. 개천 웅덩이에는 뱀장어가 살기도 했는데, 뱀장어 잡겠다고 주먹만 한 자전거 전등용 모터에 전선줄을 연결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페달을 밟던 기억도 있다.

 

황토물 흐르면 어김없이 족대 들고 강물로 뛰어들었고, 여름이면 직접 만든 작살 들고 하루 종일 물질을 하기도 했다. 농사일이 시작되면 마을 사람들 전체가 냇가에 나와 가마솥 걸고 물고기 잡아 천렵(川獵)을 하곤 했다.

 

이렇듯 천렵은 우리네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자연발생적 풍속으로 오늘날에도 그 명맥을 유지해 오는 곳이 더러 있다. 그렇게 봄철이면 냇가에 모여 끓여 먹던 천렵이 오늘날 민물매운탕이고, 국수나 수제비를 넣어 즐겨 먹는 어죽이다.

 

연천 재인폭포 부근에는 불탄소가든이라는 민물매운탕집이 있다. 큰길에서 벗어나 한탄강 변 외딴 주상절리 난간에 있어 일부러 찾지 않는 한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한탄강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침식 강이다.

 

화산 폭발 후 흘러내린 용암과 강물에 의해 침식된 협곡으로 지표면보다 아래로 물이 흐른다. 철원에서 연천까지 이어지는 한탄강 협곡은 곳곳에 다양한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있어 경치 또한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불탄소가든도 주상절리 직벽위에 들어서 있는데, 아래로는 ‘불탄소’라는 소와 그 주변으로 주상절리가 펼쳐져 있어 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가히 압권이다. 메기, 참마자, 동자개, 참게, 쏘가리 등 불탄소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로 요리해서 내놓는 민물고기 요리 전문점으로 주메뉴는 민물매운탕이다.

 

잡어 매운탕, 메기매운탕, 빠가사리매운탕, 쏘가리매운탕, 참게매운탕 등 메뉴가 다양하여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된다. 이집에서는 육수 맛을 내기 위해 민물새우와 참게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민물고기는 흙냄새 비슷한 특유의 비린내가 나는데, 불탄소가든 매운탕에서는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직접 담근 고추장과 고추씨 등을 넣어 만든 천연 조미료 양념이 비법으로 비린내를 잡아주고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맛을 내게 해준다. 거기에 당일 갓 잡은 물고기를 사용하니 고기는 푸석하지 않고 야들야들하다. 이렇게 빼어난 음식 맛과 더불어 창 너머 멋진 한탄강 풍경까지 더해지니 처음 들른 사람도 단골되기 십상이다.

 

민물매운탕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다녀본 매운탕 집 가운데 괴산의 괴강 할머니 집과 더불어 불탄소가든을 최고로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선한 재료와 천연 조미료를 써서 입맛 돋우는 감칠맛을 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강가에서 천렵하여 끓여 먹던 그 맛과도 닮아서다.

 

제격인 음식이 있고, 제 철인 음식이 있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에 먹는 얼큰하고 따끈한 매운탕 한 그릇은 속을 든든하게 해주며 마음마저 따뜻하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매운탕은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데 제격인 음식이자 쌀쌀한 계절에 제 철인 음식이기도 하다.

 

둘러볼 만한 곳

 

재인폭포

 

어느 고을에 줄을 잘 타는 재인(才人)이 있었단다. 재인에게는 미색의 아내가 있었는데 고을 원님이 그 미색에 반해 재인의 아내를 차지하려 재인에게 폭포 위에서 줄을 타게 한 다음 줄을 잘라 떨어뜨려 죽이고 그 아내에게 수작을 부리자, 아내 역시 폭포에 뛰어들어 자결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 그래서 재인폭포라 불리는 이 폭포는 불탄소가든에서 5분여 거리에 있다.

 

 

 

 

한탄강변 주상절리대는 제주해안의 솟구친 주상절리대와는 달리 땅이 깊게 가라앉은 형태의 절리대다. 재인폭포 역시 높은 계곡에서 낙하하는 여느 폭포와는 달리 평지를 흐르던 물이 맨홀같이 꺼진 곳으로 떨어지는 형상이다. 한탄강 주변에는 이렇듯 특이한 지질 형태로 인해 다양한 주상절리대가 분포되어 있어 이국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동이리주상절리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동이리에는 길이 1.5km에 이르는 직선형 주상절리대가 있다. 높이는 40~50m에 이르며 대부분 직벽으로 이뤄져 있어 세계적으로도 드문 곳이다.

 

 

 

솟구쳐 오른 서귀포 주상절리대와는 달리 이곳 역시 한탄강 일대 주상절리처럼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곳이라 장마철 등 비가 많이 내리면 평지에서 떨어지는 간헐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이외에도 아우라지 베개용암, 좌상 바위, 동막리 응회암, 차탄천 주상절리 등도 둘러볼 만하다.

 

 

[프로필] 황준호(필명: 黃河)

•여행작가

•(현)브런치 '황하와 떠나는 달팽이 여행' 작가

•(현)창작집단 '슈가 볼트 크리에이티브' 상임이사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