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황준호 여행작가) 울릉도를 여행하려면 최소한 2박 3일 정도의 일정을 잡고 와야 한다. 특히 독도까지 둘러볼 계획이라면 1박 2일 일정은 빠듯하다. 더욱이 울릉도 날씨는 사시사철 변화무쌍하여 자칫 발이 묶이기에 십상이고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독도는 유람선 접안이 어렵기 때문에 울릉도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오는 게 좋다.
울릉도 여행은 크게 세 군데로 나눠진다.
첫 번째 코스는 최근에 완성된 섬 일주 도로를 따라 저동항을 출발하여 관음도, 삼선암, 나리분지, 통구미터널, 사자암을 둘러보는 섬 일주 코스다. 반대 방향으로 시작해도 첫 출발지로 되돌아올 수 있으니 어느 방향으로 출발할지는 현지 상황과 시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면 된다.
두 번째 코스는 봉래폭포를 비롯하여 저동 촛대바위, 내수 전망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독도 전망대, 그리고 행남등대 해안 트레킹 길이다.
세 번째 코스는 울릉도 관광에서 빠뜨릴 수 없는 독도방문이다. 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배가 출항하지 못하거나 접안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방문하는 날 날씨가 좋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50여 년 만에 완전한 섬 길이 열리다
울릉도 일주도로 건설을 계획한 지가 1960년대 초반이었다 하니 완공하는 데까지 50여 년의 시간이 걸린 곳이 울릉도 일주도로이다. 중간중간에 자금난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된 까닭도 있지만 섬 자체가 암반으로 이뤄져 있어 공사 구간 대부분이 난공사 지대 때문이었기도 하다.
일주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난공사의 흔적들이 현재도 곳곳에 남아있다. 그동안 배를 타고서 도동이나 저동까지 가거나 남쪽으로 한 시간 넘게 돌아서 다녀야 했던 천부리 등 북쪽 마을 주민들의 어려움이 해소됨으로써 이제는 완전체의 울릉도가 되었다 할 수 있겠다.
일주도로를 따라가면서 만나는 풍광은 해외 유명한 관광지와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울릉도 여행의 백미 코스이다.
관음도
저동을 출발하여 북쪽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지척으로 두 개의 섬이 보인다. 하나는 우도이고 또 하나는 울릉도 부속 도서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섬인 관음도인데, 깍새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도는 배를 타고 가야 하나 관음도에는 보행연도교가 놓여 있어 걸어서 다녀올 수 있다. 보행연도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비췻빛 울릉도 바다색은 너무 맑아 오묘하기까지 하다. 주변으로는 수많은 갈매기들이 유유자적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가끔 여행객들을 위해 느릿한 비행을 연출해주기도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이내 우거진 숲이 나오고, 동백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억새 무성한 능선이 나온다. 능선에 올라서면 울릉도 앞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섬 내륙으로는 성인봉이 당당하게 마주 서 있다. 관음도 역시 주상절리대로 형성된 섬인데 섬의 진면목인 관음 쌍굴과 주상절리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유람선을 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유람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가급적 관음도를 차창으로만 보고 지나치지 말고 시간 내어 탐방로를 따라 관음도를 둘러보시기 권한다.
삼선암
천부리 주위의 빼어난 경치에 반한 세 선녀가 내려와 놀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 바위가 되었다는 삼선암, 코끼리바위와 관음 쌍굴과 더불어 울릉도 삼대 해상 비경 가운데 한곳으로 꼽힐 만큼 바다에 우뚝 솟아있는 그 모습만으로도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삼선암은 하늘을 향해 직각으로 솟아오른 3개의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침봉 섬으로 두 개의 바위에는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으나 마지막에 있는 바위는 풀이 자라지 않는다.
천부 해중전망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중에 있는 전망대가 천부 해중전망대이다. 천부항 주변 해양관광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개장한 해중전망대는 계단을 따라 수심 6m 내려가며 물고기를 비롯한 울릉도의 다양한 바닷속 생태계를 눈으로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울릉 예림원
울릉 예림원은 2007년 박경원 원장이 사비 20억원을 들여 1만 4000㎡에 조성한 울릉도 최초 식물원이다. 식물원 내에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군들과 서예가이자 조각가인 박경원 원장의 작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특히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공암과 바다 풍경은 가히 압권이다. 해마다 10월이면 천연기념물 52호로 지정된 울릉국화 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공암(코끼리바위)
북면 현포 앞바다에 떠 있는 공암은 주상절리 형태의 바위 섬으로 작은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해식터널 형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코끼리를 닮았다 하여 코끼리바위, 공암(孔岩)이라 불린다. 가까이서 보면 장작을 쌓아놓은 듯한 주상절리대가 일품인 공암은 울릉도 3대 비경 가운데 한곳으로 꼽는다.
노인봉과 송곳봉
천부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 보면 송곳처럼 뾰쪽하게 서 있는 산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인봉에서 바다를 향해 내려오던 산줄기가 바다 근처에 이르러 우뚝 솟아오른 형태의 이국적인 봉우리가 송곳봉이다.
봉우리 대부분이 암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화산 폭발 당시 화도가 굳어서 생성된 바위산이다. 현포항 인근 일주도로 옆에 있는 노인봉 역시 전체가 바위로 이뤄진 봉우리로 주상절리대가 수직으로 뻗어 있고 오랜 해식작용으로 인해 표면이 기이한 해골 모양을 띄고 있어 해골바위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리분지
울릉도는 화산폭발로 생겨난 섬이다. 화산은 폭발하고 나면 깊은 분화구를 남긴다. 한라산의 백록담, 백두산의 천지처럼 울릉도 성인봉의 분화구는 나리분지이다.
분지에 들어서면 사방이 산으로 막혀 있으며 울릉도 중에서도 오지 중에 오지이다. 하지만 울릉도에서 가장 넓은 평지를 이루는 곳이 나리분지다 보니 예전부터 밭농사를 비롯하여 울릉도 특산물 등 대부분이 이곳에서 재배되어왔다. 개척 당시 나리분지에는 500여 명이 거주했을 만큼 울릉도에서 가장 비옥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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