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BNK금융지주 차기 수장으로 빈대인 전 BNK부산은행장이 낙점됐다.
이로써 BNK금융은 최근 금융권을 둘러쌌던 관치 논란은 물론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은 파벌 논란까지 불식하게 됐다.
빈 내정자는 내부 출신이면서도 금융당국이 지적한 특정 학교 파벌에서도 자유로운 인물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BNK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이사회를 연달아 개최해 빈대인 전 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앞서 BNK금융 임추위는 김지완 전 회장의 중도 사임이 결정됨에 따라 지난해 11월 14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고, 이후 임추위를 5회 열어 후보자들의 역량과 자격요건 적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했다.
빈 내정자를 낙점한 이유에 대해 임추위원들은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분야 전문성과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 뱅크 출시 및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패러다ᅟᅵᆷ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도한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1960년생인 빈 내정자는 1988년 부산은행 입행 후 2013년 경영진으로 선임, 영업본부장과 경남지역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4월 은행장 경영공백 발생에 따라 직무대행에 선임된 이후 2017년 9월 은행장으로 선임돼 2021년 3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퇴임했다.
◇ 외풍 우려 잠잠해질 듯
앞서 BNK금융은 김지완 전 회장이 ‘아들 특혜 의혹’으로 중도 사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CEO 등 내부 승계로만 회장직을 선임할 수 있던 승계 규정에 대해 금감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고, 결국 외부 추천 인사까지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승계 규정을 변경했다.
이에 BNK금융 안팎에선 최근 금융권 내 관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BNK금융 역시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었다.
하지만 빈 내정자의 낙점으로 전직 행장이 차기 수장에 오르게 되면서 당초 우려됐던 외풍, 관치 논란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 동아대‧부산대 파벌 힘 약해지나
게다가 빈 내정자는 금융당국의 저격을 바든 ‘학교 파벌’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인물이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림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NK금융) 전임 회장이 물러난 후 특정 학교 등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 갈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외부 인사를 모시겠다고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때 이 원장이 언급한 BNK금융 학교 파벌이란 이장호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 회장에서 역사가 시작된다. 초대 지주 회장이던 이 전 회장은 부산은행장을 겸직하며 모교인 부산상고와 동아대 후배들을 중요했다.
금융당국이 지주와 계열사 임원 54명 중 절반 수준인 24명이 부산상고 또는 동아대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 과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회장의 동아대 후배인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 올라서면서 동아대 파벌이 생겼다는 해석이 많았다. 재임 기간 중 요직에 주로 동아대 출신을 앉혔다.
김 전 회장은 취임 후엔 동아대 파벌 견제가 있었다. 동아대 출신 중용은 줄었지만 부산상고, 부산대 출신인 김 전 회장 역시 부산상고와 부산대 출신 후배들을 중용하며, 또 다른 파벌이 생겨났을 뿐 파벌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빈 내정자는 원예고와 경성대 출신으로 파벌 논란에서 자유롭다.
게다가 빈 내정자는 학벌에 의존하지 않고 행장 자리까지 오르며 BNK금융 내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임추위 역시 파벌 논란에서 자유로운 빈 내정자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지역과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조직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그룹의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빈 내정자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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