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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무대 중앙의 모범납세자, 그날 그들의 자리는 왼쪽 귀퉁이였다

이런 의전은 처음…상반기 개각 앞두고 밀려난 외청장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지난 3월 3일 납세자의 날 대통령 참석은 53년 만의 대통령 참석이 이상의 파격이었다. 과거 무대 중앙에 위치했던 모범납세자들은 무대 왼 켠 좌석으로 밀려나고, 추경호 부총리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대통령 양옆을 지켰다. 과거 행사의 주인으로 주빈인 납세자들을 맞이했던 외청장들은 대통령 양옆으로 밀려났다.

 

 

지난 3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납세자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시계를 돌려 53년 전 1970년 같은 날.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소득 500달러,수출 50억 달러의 달성을 말하며 납세자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박정희 대통령의 참석과 더불어 신문 지면을 채운 건 물가인상과 불경기, 국세청의 무리한 징수목표, 정체된 수출상황과 세무공무원들의 엿가락 과세, 무리하게 추진되는 국토개발계획 등이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1969년 무리한 3선개헌을 하면서 당이 자신을 위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정치적 위기감을 느꼈고, 이후 1969년, 1970년, 1971년 4월 대선까지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점차 정체되는 1970년대 경제상황과 급부상한 40대 기수론은 박정희 대통령의 막대한 정치자금 투입에도 불구, 1971년 4월 대선을 겨우 턱걸이로 넘기게 했고, 1972년 10월 한국 정치사 최악의 비극 중 하나인 유신헌법으로 전개된다.

 

 

시간을 다시 돌려 2023년 3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납세자의 날 연설은 1970년 연설과 내용은 달랐지만, 과거의 그날 대통령이 느꼈던 위기감이 서려 있었다.

 

대통령의 유래 없는 당무 개입 의혹과 당 내 비윤파의 부상 등.

 

40%대 고정지지율을 지렛대로 버티는 집권 2년차 대통령으로서는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승리하든 안 하든 미래가 불투명했다.

 

마치 진통 끝에 아슬아슬하게 1969년 3선개헌을 통과시킨 53년 전 그 날의 대통령처럼 윤석열 대통령은 3월 3일 납세자의 날에 참석해 정치적 외침으로 감사인사를 대신했다.

 

 

 

◇ 대통령 앞을 지나지 마라

 

의전 :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 또는 정하여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코로나 19 이전 납세자의 날 행사는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는데 주인공은 당연히 훈장을 수여받는 모범납세자들이었다. 이들은 내려보는 중앙 단상에 앉아 주빈으로서 의전상 대우를 받았다.

 

 

공무원들은 중앙단상 정면의 C, D구역 첫 번째 줄에서 행사 주인으로서 납세자들을 맞이하는 형태가 됐었다.

 

그런데 2023년 3월 3일 납세자의 날은 이 모든 과거 의전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대통령 대외행사는 경호와 의전으로 행사 실무 측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 것이 상당하기에 최소 한 달 이전에 알려주는 것이 과거의 사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행사 개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행사 기획인 기획재정부에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행사 기획 측과 대통령실이 긴 시간 협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대통령실 의전실의 요구대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주빈인 납세자들은 왼쪽 A구역 귀퉁이에 앉아 대기했고, 대통령이 단상에 오른 후 무대위에 상 받으러 올라오는 것이 허용됐다.

 

이는 경호상 흐름과도 관계가 있는데 한번 경호병력이 자리를 잡으면, 위치를 바꾸는 건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대체로 대통령도 지났던 길을 다시 지나지 않는다. 

 

특히 대통령 뒤, 옆은 물론이요, 앞을 지나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주빈들이 행사장 왼쪽 귀퉁이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이후 수상, 연설, 납세자 다짐 발표 식순은 대통령 동선과 연설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12장의 사진에서도 주인공은 납세자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이 행사를 의전실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철학으로 꾸몄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 You’re Fired! (feat. 도널드 트럼프)

 

또 하나 특이한 점은 국세청장과 관세청장 등 외청장 의전이다.

 

기존 납세자의 날 행사는 주빈은 무대 중앙, 주인은 객석 중앙에서 주빈을 맞이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주빈을 맞이하는 주인들의 좌석배치도 격에 따라 배치했다. 격이 높은 주인을 배치할수록 주빈이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객석 중앙은 상시 정부 대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 대표(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자리하고 그 다음 객석으로 차관급인 국세청장과 관세청장, 그리고 1급 실장급인 기획재정부 세제실장과 조세심판원장이 자리한다. 과거 납세자의 날 행사에 참석한 임환수, 한승희 국세청장의 사진에서 실제 그날의 의전 배치가 확인된다.

 

민간 단체장들의 경우 국회 기재위원장 옆에 자리하거나 외청장 다음으로 자리잡게 되는데 민간에선 대한상의 회장‧중소기업중앙회장 순으로 격이 높고, 그 다음이 세무사회장과 회계사회장 등 민간세무대리 단체장들이 자리 잡는다.

 

민간과 관을 좌우로 나눠서 순서대로 배치하거나 섞는다고 해도 외청장들이 주빈을 맞이 하는 입장이기에 부총리, 부총리와 좀 사이가 소원하다면 기재위원장 곁에 배치되는 것이 통상인데 이번에는 행사 주인인 대통령으로부터 무려 네 단계나 떨어져 앉았다.

 

 

그날 중앙 좌석배치를 설명하면, 국세청장-회계사회장-중기중앙회장-국회 기재위원장-(대통령)-부총리-세무사회장-관세사회장-관세청장 순이었다.

 

기존 의전 절차를 비춰보면 결코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민간을 중시해서 대통령 주변을 채웠다고 설명할 수도 있긴 하지만,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민간 세무대리 단체장보다도 좌석이 밀렸다는 건 자칫 외청장들을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대통령 행사 참석 통보로 외청장들이 소속된 국세청과 관세청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행사 주최 측인 기획재정부가 그나마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는 하지만, 좌석 배치는 철저히 의전실에 결정 권한이 있다.

 

행사를 주최한 기획재정부 측은 의전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며, 대통령께서 계신 곳을 중심으로 중앙 C, D구역 앞열에 계셨기에 의전상 예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 듯 싶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총리 곁에 1급 실장급인 세제실장, 조세심판원장을 두고, 그 다음 좌석으로 차관급인 외청장들을 배치하는 것이 의전상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기재부는 답하지 않았다.

 

 

◇ 부산에 쏠린 포커스

 

이 와중에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이 있다.

 

대통령실 의전실에서는 이번 행사 사진 촬영을 대통령실 사진기자단에게 맡겼고, 찍힌 사진 중 일부에 대해서만 외부 배포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12장의 사진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대통령실 사진기자단이 통신사에 넘긴 사진 가운데에는 특이한 장면이 있다.

 

 

국세청장과 국세청 차장, 7명의 지방국세청장 가운데 유일하게 장일현 부산지방국세청장에 대해서만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내보냈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이 외부 보도 가능 사진을 추렸다면 대통령이 누구와 악수한 사진을 외부에 보낼지도 의전실에서 결정하게 된다.

 

의전실에서 추리지 않더라도 사진기자단이 하필 특정인사와의 악수사진을 내보냈다는 것은 예사롭다고 보기 어렵다.

 

장일현 부산지방국세청장은 하위직렬인 세무대 5기 출신으로 실행력이 뛰어난 인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경찰청에서 행정고시에 비견되는 경찰대 출신들을 밀고, 하위직급들을 대거 핵심보직에 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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