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여당이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부동산 보유 및 환치기 의혹에 대한 과세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다혜 씨는 주택거래 과정에서 환치기 수법으로 자금 일부를 조달했고, 추가로 서울 영등포구의 다가구주택 및 오피스텔, 제주도 주택 등을 매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혜 씨에 대한 주택거래 매입 보도는 지난 9월부터 조명이 시작됐으며, 국세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5일 집중 보도됐다.
지난 15일 TV조선에 따르면, 다혜 씨는 2018년 7월 서울 구기동 빌라를 5.1억원에 매각, 2019년 5월 대출 없이 양평동 주택을 7.6억원에 구입했다.
TV조선은 양평동 주택 매입자금 2.5억원을 다혜 씨가 경호원을 통해 태국 현지 환치기 업자에게 태국 돈 바트화를 주고, 원화로 환전하여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양평동 주택은 2021년 2월 9억원에 팔렸는데, 다혜 씨는 2021년 6월에 6~7억원을 오가는 영등포 오피스텔 분양받았고 이 과정에서 2~3억원의 대출을 끌어다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2022년 7월엔 3.7억원에 제주도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시사저널을 통해 보도됐다.
전체적인 얼개를 보면 다혜 씨가 양평동 주택 매각 자금으로 영등포 오피스텔과 제주도 주택을 매입한 모양새인데, 핵심은 양평동 주택 매입 자금이다.
앞서 보유한 구기동 빌라 매각자금으로는 2.5억원이 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다혜 씨가 과거 주거했던 태국에서 자금이 한국으로 넘어왔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 직원들이 도와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구자근 의원은 “철저하게 자금출처 조사를 해줘야겠다. (국세청이) 인지는 했을 거고, 보도는 나왔고, 이슈가 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보고받거나 자금출처조사하라고 한 적이 있는가”하고 물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탈세 관련해 성역이 없어야 한다”라며 “엄정하게 조사돼야 한다. 당연히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마디 보탰다.
박대출 의원은 다혜 씨의 태국 환치기 여부는 검찰수사 결과 밝혀지겠으나, 대통령 부인이 청와대 직원 통해서 수천만원 심부름을 시키고, 대통령 딸이 청와대 직원을 환치기를 했다는 거는 이건 경악할만한 일이고 대통령 권력을 사유화한 것이고 이거야 말로 국정농단이라고도 강조했다.
환치기는 외국환신고 없이 이뤄지는 외국환 거래를 말한다.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서로 다른 화폐간 환율 차익을 보기 위해 쓰는 환 투기를 위해서다. 이 경우 환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
두 번째는 당국 몰래 불법자금을 들여오기 위해 사용한다.
검찰이 다혜 씨 관련해서 보는 건 후자로 추정된다. 태국에서 들여온 돈의 원천 자체가 불법성이 있고, 이 불법성 자금이 다혜 씨와 연관된다는 혐의사실을 입증하면, 다혜 씨를 잡아낼 수 있다.
그런데 검찰 전선에 국세청도 참전하게 되면, 대상자는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
박대출 의원이 검찰 수사 결과 사실이 드러난다고 말하긴 했지만, 법률적으로 말해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건 혐의 사실 뿐이며, 공소사실의 확정은 법원 판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다혜 씨는 아직 수사 혐의 단계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특정 개인에 대해서 했다. 안 했다 말씀 못 드리지만, 언론보도 등 그런 이야기가 있으면 내부적으로 한번 살펴보는 절차가 있다”라면서도 “자금출처조사는 자금출처나 원천 부분도 다 따져서 하기에 언론상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할 수 없을 거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구자근 의원 질의에서 김정숙 여사가 보자기에 현금 5000만원을 담아서 김정숙 여사 친구를 통해 다혜 씨에게 전달한 것도 증여세 조사가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현금 5000만원은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모녀 간 대여 사항이며, 김정숙 여사가 돈을 보자기에 싸서 다혜 씨에게 전달하라고 한 건 허위 사실이다’이라며 ‘퇴임 후 모녀가 금전거래 사항이라서 세무조사하라는 거는 타당하지 않다’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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