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 지원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4개 펀드를 통해 자국 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우리 정부가 신속하고 빠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지원 사례를 공개하며 “국내 반도체산업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동진 의원은 미국이 4개의 반도체 펀드를 통해 지원 금액까지 반도체법에 명시해 기업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실도 공개했다.
미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펀드는 ▲CHIPS for America Fund ▲CHIPS for America Defense Fund ▲CHIPS for America International Technology Security and Innovation Fund ▲CHIPS for America Workforce and Education Fund 등 4개다.
고동진 의원은 “지난 2022년 제정된 미국의 반도체법 ‘CHIPS and Science Act’ 원문을 조사·분석한 결과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해 상무부, 국방부, 국무부 등 연방정부 차원에서 4개의 펀드를 설치해 운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미국은 2022년 240억달러, 2023년 70억달러, 2024년 63억달러, 2025년 61억달러, 2026년 66억달러 등 총 500억달러 등 각 연도별로 반도체산업에 쓸 수 있는 금액까지 법률에 정확히 명시해서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고동진 의원은 대한민국 반도체 정책의 우상향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선 ‘반도체 특별회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고동진 의원은 “일본은 경제산업성(METI, 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 산하 NEDO(신에너지·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라는 공공기관이 별도의 ‘반도체 지정 펀드’를 통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앞서 지난 8월 8일 국민의힘이 ‘반도체특별회계 설치 및 직접 보조금 지원’ 규정이 포함돼있는 반도체특별법안을 당론으로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자부는 현재까지 미온적인 반응만 보이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같은 지적에 안덕근 산자부 장관은 “반도체산업 육성은 지금 우리나라 산업전략의 최우선 순위”라며 “반도체 펀드가 필요하다는 것에 적극 공감하고 재원 마련 등에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계속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고동진 의원은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의 초과이익을 다시 반도체산업에 재투자하는 초과이익공유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약 1억5000만달러(한화 2000억원 가량) 이상의 자국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하면 지원된 보조금의 최대 75%까지를 미국 정부에 다시 넘기고 정부는 이를 다시 반도체산업에 재투자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같은 사례가 필요하다면 산자부가 직접 보조금 초과이익공유제를 대안으로 제시해 재정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명분으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산자부가 치열한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경쟁 현실을 제대로 인지한 뒤 반도체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컨트럴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