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핀테크 혁신으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에 노동계가 서둘러 대응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정청천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연구위원은 7일 열린 ‘핀테크 산업 확대와 사회적 대응전략모색을 위한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서 “독일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노조들은 핀테크 확산이 금융산업 일자리의 양과 질에 변화를 불어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각 나라별 노사관계와 체제에 맞는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역시 향후 대응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에 따르면 핀테크 확산은 향후 금융권 노동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텔러와 보험 언더라이터(보험계약을 인수하는 보험업자) 등의 직종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기존과 다른 역량과 노동력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도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으로 인해 바뀔 전망이다. 금융회사 등 사용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유연하고 저렴하게 노동력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사용자가 플랫폼 중개사업자로, 노동자가 프리랜서로 역할이 변화될 가능성도 높다.
독일의 경우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합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2014년 디지털 시대의 좋은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디지털화와 함께 추진해야할 8개의 원칙으로 ▲고용증진 ▲숙련화 추진 ▲건강한 노동 ▲개인정보보호 ▲표현·언론·결사의 자유 및 기밀보장 ▲노동의 질과 삶의 향상 ▲공동결정 현대화 등을 제시했다.
통합서비스노동조합 내 금융서비스종사자분과는 단체 협약에 ‘고용안정’과 ‘숙련향상’ 관련 사항을 구체화하고 작업장평의회와 인사위원회는 디지털화가 가져오는 노동조건 문제에 대한 공동결정권 확대를 요구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 역시 독일과 비슷한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다. 다만 두 나라 모두 노사관계, 체제 특성상 다소 광범위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금융업 노조조직률은 1.1%며 보험업은 2.1%에 불과하다. 때문에 미국은 총연맹 차원에서 핀테크가 아닌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다.
일본의 경우 노사 신뢰도가 높은 관계 특성이 있어 아직 핀테크 전개흐름을 주시만 하고 있다. 역시 총연맹 주도로 플랫폼 노동 보호에 대한 법·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 위원은 “주요국의 공통적인 문제인식은 고용안정과 숙련화 지원, 새로운 고용형태 출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한국 역시 이와 관련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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