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상 위에 피는 황혼 사랑 / 민만규
젓가락 두 모
숟가락 두 개
도란도란 사랑꽃 피어난다
사랑 담은 부추전에
행복 볶은 해물 낙지
사랑도 조물조물 행복도 조물조물
정성도 섞고 설렘도 섞고
요리박사 솜씨 뽐내고 뽐내며
사랑의 주안상 차려진다
주거니 받거니 한잔 술에
행복도 마시고 사랑도 마시고
오손도손 이야기꽃 피우며
황혼의 사랑은 익어간다
오늘 밤은 이슬비에 젖어 들듯
정든 임에게 젖어 들어
밤하늘의 별들이 스러져 잠들 때까지
안주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사랑에 취하고 싶다
[시인] 민만규
경북 청송 출생 / 대구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공동 저서: 《명시 언어로 남다》 박영애 시낭송 모음9집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명절이 되면 그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 친지 또 이웃과 친구들의 만남으로 북적북적 시끌시끌한 분위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찾아온 이후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서로 만나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만난다 하여도 인원 제한이 있고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찾는 사람들, 부모님을 뵈러 오는 사람들의 마음은 저마다 분주하기만 하다. 마음은 벌써 가 있지만, 몸은 갈 수 없음이 참 안타깝다. 이런 현실 속에 ‘주안상 위에 피는 황혼 사랑’ 시향에 위로를 받아본다. 조촐하지만, 그 주안상 위에는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나고 귀한 행복과 사랑 그리고 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명절에 같이 모일 수는 없지만, 서로 있는 곳에서 주거니 받거니 한잔 술에 행복도 마시고, 사랑도 마시며. 오순도순 이야기꽃 피우며 허한 마음 달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비가 내리는 오늘 젓가락 두 모/ 숟가락 두 개 / 도란도란 사랑꽃 곱게 익어가길 희망한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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