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군고구마 / 이재환
겨울 해 질 녘
사랑방 아궁이에
불 지펴 쇠죽 쑤시던
아버지 모습이 생각납니다
부지깽이로 불 쑤시며
아궁이 불 속에
고구마를 구워 주시던
구수한 냄새가 그립습니다
뜨거울까 봐
호호 불어가며
고구마 껍질을
벗겨주시던 아버지
아버지 손은
까맣게 그을린 천정처럼
주름지고 검게 변하고
노랗게 익은 고구마를 주셨지
아궁이의 군고구마는
아버지의 가슴속 사랑이었던
그때 그 고구마 맛
잊을 수가 없네
[시인] 이재환
강원 횡성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분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강원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아버지의 군고구마’ 시를 접하고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 지금은 많은 아빠들이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스스럼없이 놀아주고 하지만, 가부장적 문화를 가지고 살았던 시대에는 그런 모습이 참 낯설었다. 물론 지금도 성향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인 삶의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어릴 적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그 불씨 속에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 먹던 생각이 난다. 입 주변은 까매져도 호호 불면서 먹는 그 맛은 일품이었다. 지금의 군고구마와는 맛이 차원이 다르다. 어찌 보면 지금 군고구마가 먹기도 좋고 더 맛있게 구위 지게 하는 전문적인 용기도 있지만, 어릴 적 장작불에 구워 먹던 맛과는 비교가 안 된다. 아마 그건 고구마를 먹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먹어서 일 것이다. 그 사랑 또 그립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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