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30여 년간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철학과 군사를 아우른 조승옥 박사가 대한민국 국군의 기원을 추적한 대작 『국군의 뿌리, 한국광복군』을 펴냈다.
광복 80주년이자 국군 창설 77주년을 맞는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규군으로 창설된 한국광복군의 모든 기록을 집대성한 이 책은, 국군의 정통성과 정신적 뿌리를 학문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종합 연구서로 평가된다.
조승옥 박사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철학자로 성장한 군인 학자다. 그는 군사적 실무 경험과 철학적 탐구를 결합해 오랫동안 상징적 존재로만 인식되던 한국광복군의 실체를 복원했다.
『국군의 뿌리, 한국광복군』은 1940년 충칭에서 광복군 총사령부가 창설된 순간부터 연합군과의 합작 훈련, 국내정진군 파견 계획, 여성 광복군의 활약, 해방 후 국군 창설까지의 전 과정을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지청천, 이범석, 김원봉 등 주요 지휘관들의 행적과 더불어 6·25전쟁에서 광복군 출신 장교들이 보인 활약상까지 폭넓게 다루며, “국군은 광복군의 전통을 계승한 민족의 군대”라는 건군 이념의 뿌리를 실증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광복군을 단순한 독립운동 단체가 아닌, 국제연합 전선의 일원으로 분석한다. OSS(미국 전략사무국)와의 합작 훈련, 인도와 미얀마 전선에서의 활동, ‘독수리 작전’으로 알려진 국내 진공작전 계획 등은 광복군이 실질적인 군사행동을 준비했던 증거다.
저자는 이를 통해 “광복군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실질적 전투를 준비하던 정규군이었다”고 강조한다. 또한 여성 광복군의 활약을 조명하며, 광복군이 단순한 군사조직을 넘어 민족해방운동의 총체적 상징이었다는 점을 부각한다.
책은 국군 창설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에도 학문적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미군정의 경비대는 국군의 모체가 아니라 별개의 조직”이라며, 국군의 정통성은 임시정부의 정규군인 한국광복군에 있다고 단언한다.
나아가 국군의 창설일 역시 광복군이 창설된 1940년 9월 17일로 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노태우 정부 시절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현행 기념일과 병행하는 ‘국군 창설기념일’ 제정을 제안한다.
철학자의 눈으로 본 ‘광복군 정신’
조 박사는 군인으로서의 실무 경험과 철학자로서의 사유를 결합해 광복군이 남긴 정신적 유산을 ‘충성, 자주, 연합, 헌법정신’ 네 가지로 정리한다.
이는 단순한 과거의 구호가 아니라, 오늘날 국군이 지켜야 할 가치로 제시된다. 그는 “대한민국 국군은 광복군의 법적·정신적 연속선 위에 있다”며, 군의 존재 이유와 헌법적 사명을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국군의 뿌리, 한국광복군』은 단순한 기념 출판물이 아니다. 광복군의 사료, 증언, 회고록을 종합 분석해 국군의 기원을 재정립한 본격 학술 저작이다.
광복군의 활동 무대였던 충칭, 시안, 상하이, 난징 등지의 사료를 통해, 낯선 타국에서 굶주림과 질병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향한 신념을 지킨 병사들과 여성 대원들의 인간적 면모를 복원한다.
저자는 “국군은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광복군이라는 뿌리 위에 서 있다”고 단언하며,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오늘의 국군 정신과 연결시킨다.
[저자 소개] 조승옥(曺升玉)
1961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제21기로 졸업했다. 졸업 후 보병 제6사단 소대장으로 복무했으며, 이후 육사 교수요원으로 선발되어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트남전에 전투중대장으로 참전했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연수하며 학문적 시야를 넓혔다.
육사 철학과 교수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봉직하며 개교 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국방부 정신교육 연구위원, 군인복무규율 개정 연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철학회 이사, 한국분석철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무공표창·대통령 표창·보국훈장 삼일장을 수훈했다. 2003년 대령으로 명예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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