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드라마처럼 읽는 이웃들의 소소하면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다룬 배진시 작가의 신간 '이웃집 현대사'가 출간됐다.
작가 배진시는 프랑스에서 철학박사 공부를 한 뒤 귀국해 <몽테뉴인문학교실>을 운영하며 인문학과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동시에, 프랑스에서 유학 중일때 한국인 해외입양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던 인연으로 인해 해외입양아들의 한국 뿌리 찾기에 자원해 수고하고 있다.
소설에서는 1905년생부터 2012년생까지의 여러 등장인물들이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가며 서로 다른 이념차로 겪는 갈등과 불협화음을 들려주며 서로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한다.
역사가 다른 삶을 살아온 각각의 인물들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때로는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고 수용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지한 고민들을 해보게 한다.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역사’라는 개념은 선사시대의 유물에서부터 시작하여 왕의 업적과 전쟁사 등을 암기해야 하는 거창하고 어려운 공부 중의 공부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소설 《이웃집 현대사》에서는 역사라는 개념을 보다 퍼스널하게 다룬다.
우리가 살아왔고, 혹은 살고 있는 지금 현대의 시간들이 소설의 시간적, 역사적 배경이다 보니 독자들이 책에 더 몰입되기가 쉽다.
책 중간중간에 한국의 전쟁과 민주화투쟁 사건, IMF사태, 삼풍백화점 붕괴 등 우리가 겪었던 굵직한 사건들이 등장하며 그것의 직격탄을 맞은 소설속 인물들의 고단한 삶이 보인다.
우리가 지나는 시간들이 바로 ‘역사’임을 인식할 때에 삶에 대해 좀 더 책임과 무게가 지워진다.
‘내 삶도 현대사를 이루는 수많은 점들 중의 하나’이며, 그러하기에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 또한 큰 의미가 담겨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중년층 독자들에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하듯 우리나라가 겪었던 역사의 시간들로 돌아가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부모가 겪은 현대사의 사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MZ세대들에게도 가볍게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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