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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프랜차이즈 상표권 장사]① 실효성 없는 특허청 조치, 멍드는 가맹점주

제한적인 실사용 여부 확인…정부기관들은 책임 떠넘기기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특허청의 프랜차이즈 사주일가의 브랜드(상표권) 장사에 대한 조치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법제도의 뒷받침이 마땅치 않다 보니 프랜차이즈 업체의 선의를 믿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 상당수가 브랜드(상표권)를 회사(가맹본부) 측이 아닌 사주 일가가 갖고 있다. 이 탓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주일가에 가맹본부로부터 거액의 상표권 사용료를 챙기고, 그 부담을 가맹점주들에게 떠안겼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애써 키워온 브랜드를 하루아침에 못 쓰는 피해도 발생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아딸’의 경우 사주 부부가 이혼 분쟁과정에서 상표권을 못 쓰게 하면서 가맹점주들은 억지춘향격으로 ‘감탄 떡볶이’로 간판을 갈아야 했다.

 

특허청은 이에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또는 특수관계인이 신규 출원하는 상표에 대해서는 사용의사를 묻고, 실사용하지 않는 상표로 판명될 경우에는 상표출원을 거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멍 뚫린 법망, 엇나가는 핑퐁게임

 

특허청은 3년 전 국회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왔음에도 개인의 권리보호 등을 이유로 사실상 수수방관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특허청은 지난 4월 27일 가맹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가맹사업 운영 안정화 도모를 위한 상표 제도개선 추진’이란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출원자가 프랜차이즈 대표인 경우는 특허청이 신분 확인이 가능하지만, 사주 가족의 신원에 대해서는 특허청이 갖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사주가족이 출원한 상표인지 제3자가 출원한 상표인지 식별할 수 없다.

 

적용대상도 특허청이 합리적인 의심대상으로 선정하는 소수사례만 사용의사 확인대상으로 선정되며, 대다수 출원건은 특허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법적으로 상표권의 사용자(가맹본부)과 상표권 소유(사주)가 일치해야 한다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사주일가가 특허청 몰래 개인 명의로 상표권을 등록하고,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이 사후 발각되더라도 특허청에서 실질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상표권 등록취소 심판이 있기는 하지만, 상표권 사용자와 상표권 소유자와 불일치 관련된 판례는 한 건도 없다.

 

특허청도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서 인정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일단 출원된 상표에 대해서는 프랜차이즈 사주가 상표권 장사를 한다고 해서 그 상표를 취소시킨 사례는 없고, 그럴 법적 근거도 없다”며 “출원단계에서 상표권 장사를 막으려고 하고 있지만, 인적 물적 한계로 완벽한 차단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부가 상표권 보유를 의무화하도록 현행 법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근거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의 홍춘호 전 비서관은 “상표권의 특징은 상표권자에게 전용실시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상표권을 갖도록 하는 게 상표법의 취지인데 사주일가란 이유로 개인이 상표권을 소유하고, 회사가 이를 빌려서 사용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유관기관들은 저마다 우리 측 업무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가맹사업법에 프랜차이즈 상표에 대해서는 가맹본부의 독점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관계를 설정하는 법이다”라며 “상표권은 공정위 소관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국의 핑퐁게임으로 법제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프랜차이즈 상표권 장사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파리크라상, 본죽, 원할머니 보쌈의 사주일가를 배임혐의로 기소하고 본격적인 형사재판에 착수했다. 사주일가가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상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만든다. 전략은 가맹본부가 세우지만,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신뢰를 쌓는 것은 가맹점주들이며, 그들로부터 마케팅 비용 등을 조달받는다.

 

홍 전 비서관은 “프랜차이즈 상표가 특정 개인의 것인지 아니면 가맹사업과 관련된 모두의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왜곡된 상표권 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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