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 / 고경애
아침 안개 자욱한 골
옷고름 풀어 젖가슴에 감춰두고
희끗 무리한 서릿발조차 풀어내는
마법의 성에 가보자
엊그제 만난 초록동이
뙤약볕에 타는 속 풀어가며
오색 줄에 엮어놓은 이야기
바람 줄에 걸어도 보자
외진 산길 홀로 걷다
흠칫 놀라 돌아다 본
애기단풍 외로운 눈 맞춤
따신 정 입혀 안아도 주자
가지마다 걸어둔
색색의 이야기로 오는
우리 곁엔 천의 얼굴이 있지
천의 얼굴로 오는 행복도 있지
바람 불어 좋은 날
산은 그 자리 그렇게 서서
우리들의 수다를 엿듣고
나는 갈색 눈빛의 포로가 되어있다
[시 인] 고경애
원광대학교 약학과 졸
병원 약사 (現)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 신인문학상 수상(2016)
한맥문학 시조 부문 등단 / 신인상 수상(2017)
한국문학 올해의 작가상 수상(2016)
2016 순우리말 글짓기 전국 공모전 동상
2017 짧은 시 짓기 전국 공모전 동상
2017 명인 명시를 찾아서 아트 TV 출연
2017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2017 명작선 한국을 빛낸 문인 선정
2017 순우리말 글짓기 전국 공모전 특별상
2018 제5회 이가탄한국약사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2018 짧은 시 짓기 전국 공모전 동상
2018 순우리말 글짓기 전국 공모전 은상
2018 한국문학 베스트셀러 최우수상
2019 명인명시 특선시인선 선정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저서>
시집 “내 마음도 다리고 싶다” 출간 (2016)
시조집 “가을을 주워들고” 출간 (2018)
[詩 감상] 박영애 시인
같은 사물을 보아도 시인의 관점에 따라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되는지 새로운 시를 만나는 것은 참 설렌다. 그중에서 자연은 풍부한 심상을 얻을 수 있는 글감의 단골이다.
미묘한 자연의 변화 속에 끝없이 시상이 떠오르고 여러 은유적인 표현으로 각박한 삶 속에 잠시 쉼을 선물하기도 한다. 한 편의 시가 누군가에는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되고큰 용기를 갖게도 하면서 삶의 활력소를 주는 것이다.
‘바람 불어 좋은 날’ 시 한 편을 접하면서 오늘도 귀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조건 없이 많은 것을 줌에도 불구하고 그 자연이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마구 훼손되는 것이 가슴이 아프다. 살포시 불어오는 시향과 함께 소중한 자연의 바람을 전해본다.
[낭송가] 박영애
(현)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시인, 시낭송가,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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