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이창식 한국세무사고시회장은 22일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투자 활성화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소득세 과표 구간 변경으로 실제로 저소득자의 세금 감소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고소득자의 세금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세무사고시회의 논평 전문이다.
정부는 7월 21일 2022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정권 교체 이후 최초로 발표하는 세제 개편안이다. 세무 관계자들과 납세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워 발표안에 대한 내용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먼저 개편안의 내용은 현 정부의 기조인 감세를 통한 기업 경쟁력의 제고 및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완화의 내용도 담겨 있다. 또한 소득세 과세표준에 대한 구간 변경 및 금융소득세에 대한 감세 내용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세제 개편안에 중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자 한다.
먼저 법인세 최고세율인 25%가 22%로 하향 조정되었다. 기존에 소득금액 3천억 원 이상 법인이 적용받는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인하되었으며, 중소 중견기업(매출액 3,000억 원 미만)에 대해서는 과세표준 5억 원(현재 2억 원)까지 10%의 특례세율을 적용(지배주주 등 지분이 50% 초과하고 부동산 임대업이 주업이거나 부동산 · 이자 · 배당소득이 매출액의 50% 이상인 경우에 모두 해당하면 10% 세율 적용 배제)하여 세 부담이 완화되도록 개편되었다. 이는 기업의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물론 코로나 등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한 중소법인들이 특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나,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인하되면 기업들이 과연 투자를 활성화하고 고용 창출에 앞장설지는 미지수이다. 오히려 세수의 감소로 인하여 세율 인하보다는 국가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혜택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 생긴다.
그 밖에 고용세제지원을 ‘통합고용세액공제’로 통합하였는데 이는 각종 공제가 너무 많이 존재하여 실제로 적용 대상인지 구별하기 어렵고 여러 과정을 거쳐 세액공제를 산정하는 복잡한 방식을 통합하여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방식 중 요건에 맞지 않아 공제받은 내용을 다시 추징할 경우 추징방식을 규정으로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실무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되는바, 이번에도 이에 대한 솔루션은 제시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으로 소득세 과표구간이 일정 부분 변경되었다. 서민층이나 중산층의 세 부담 완화를 위해 6%를 적용받는 구간이 1,200만 원 이하에서 1,400만 원 이하로, 15%를 적용받는 구간이 4,600만 원 이하에서 5,000만 원 이하로 변경하였다. 소득세 과표구간은 15년 이상 변경 없이 시행되면서 추가적인 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형태로 현재는 8단계 구조로 시행됐다.
그동안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에서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지속해서 과거의 규정을 시행하는 데에 많은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도 실질적인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저임금 근로자 등에 대하여만 혜택을 주기 위하여 일부 구간만 변경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제로 저소득자의 세금 감소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고소득자의 세금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자에 대한 과표구간의 상향 조정은 세율의 변경보다는 더 커다란 세수 효과를 발휘할 여지가 있는데도 이에 대한 조정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앞으로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밖에 근로소득자의 식대 비과세를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하였고,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또는 소득금액 6,000만 원 이하 자의 월세세액공제를 10%에서 12%로, 주택차입원리금소득공제 한도를 300만 원에서 400만 원 상향하였다.
또한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확대하였다. 이에 대한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 확대는 근로자 등에 어느 정도 세금 감소 효과를 발휘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는 본법에 포함되지 아니하고 조특법의 일몰기한 연장으로 지속하여 정치적 목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는 반드시 소득세법 등 본법에 정리되어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추가로 소득세(법인세)법상 세제 개편안의 눈에 띄는 내용은 원천징수 대상 기타소득도 간이지급명세서를 연 1회에서 매월 제출로 변경하고, 상용근로자의 근로소득의 경우 간이지급명세서 제출을 반기에서 매월 제출로 변경하였다.
이는 소득 기반 고용보험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단축하였다고 배경을 설명하였으나, 세무대리인의 경우 매월 원천징수 및 간이지급명세서 제출로 끝나지 않고, 이듬해에 또 지급명세서를 제출하여 불필요한 중복 작업 및 신고 누락 등으로 인한 가산세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행정 편의적인 규정으로 간이지급명세서도 연간 동일하게 연 1회로 또는 최소 현 규정과 같은 반기로 하여 세무대리인의 부담을 줄여 납세 협력의 유연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그 밖에 부동산 및 주식에 대한 소득세법 개편 내용으로 상장주식 과세 대상 최대주주에 대한 축소 내용으로 ‘대주주’의 명칭을 ‘고액주주’로 변경하고, 대상 요건에서 보유 비율을 일괄 폐지하고 주식 금액은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본인과 특수관계자 합산에서 본인 명의 주식만을 산정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의 내용은 부자 감세에 대한 논란이 되는 사항 중의 하나로 판단된다. 주식 금액의 변경은 어느 정도 참작하더라도 보유 비율의 일괄 폐지는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명칭이 변경된 고액 주주의 제한 규정이 앞으로 어떻게 규정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상당 부분 개편 내용으로 고액주주 등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고액 자산가나 재벌 총수 가족의 세금 감소에 적잖은 혜택을 줄 여지가 크다.
또 다른 특징적인 내용은 특수관계인 간 증여시 양도소득 이월과세 적용 기간과 양도소득 부당행위계산의 적용 기간을 5년간에서 10년간으로 강화하여 특수관계자 간 증여를 통한 양도소득세 회피를 방지를 목적으로 하였다.
또한 금융투자소득, 가상자산과세 도입 시기를 2년 더 연기하고 증권거래세 폐지 일정을 유예하는 등 금융 관련 규정 도입을 미뤘는데 이 중 가상자산과세 도입은 한차례 연기 후 다시 연기되는 것으로 세법 규정 시행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될 수 있어 규정 도입 후 시행하든 폐지하든 간에 납세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종합부동산세에 관한 내용이다. 먼저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중견기업 최대 1조 원까지 확대하였고, 공제 한도를 상향하였다. 또한 가업승계 증여특례 한도를 확대하고, 가업승계 시 상속세(증여세) 납부유예제도를 신설하였으며, 창업자금 증여세에 대한 과세특례를 확대하였다.
이러한 가업공제는 공제 이후의 사후관리의 까다로움으로 인해 실제 적용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경우에도 실제 적용을 꺼리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업종, 고용유지와 자산처분 제한의 사후관리 내용은 이 규정을 적용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사후관리를 7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였으며, 고용유지에 대한 사항을 7년 통산 100%에서 5년 통산 90%로 완화하고 자산처분을 20%에서 40% 이상 처분 제한으로 완화하였다. 사후관리 규정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 하더라도 특수한 상황에 따라 완화된 규정도 적용받기 어려울 경우 가업공제를 받은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차츰 적용의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법에 관한 내용은 주택분 종부세 과세제도를 개편하여 세율을 인하하고, 세 부담 상한을 150%로 통일하였다. 기본공제는 1세대 1주택은 12억, 일반은 9억으로 상향하였고, 특별공제도 추가하였다. 1세대 1주택 판정 시 주택 수 제외 내용이 확대되었다.
현재 종부세 세율은 2주택 이하 0.6~3.0%, 3주택 이상 및 법인은 1.2~6.0%인데 과세표준 7단계 별로 0.5%~2.7%로 인하하였다. 이러한 개편안 또한 부자 감세라는 논란이 가열될 수 있는 사항이다.
정부는 세 부담 적정화와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위한 개편안을 마련하였는데, 현재 종부세 대상자들에게 많은 세 부담 감소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정부의 세 수에 대한 감소와 더불어 값이 비싼 주택을 보유한 납세자의 종부세가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로 인해 부자 감세라는 논란의 지속해서 나올 수 있고, 보유의 경우 세금의 감소로 매매의 유인이 현저히 떨어져 양도소득세 중과세 완화와는 정부의 정책 목표가 상충하는 상황이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상으로 이번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논평을 마치며, 매년 세제 개편안의 발표를 접하면서 느끼는 점은 정부가 실현하기 위해 개편의 내용과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고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은 항상 일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편안이 나오기 전 각계각층의 개선안을 전달받아 개편안이 나오지만, 세법 본연의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이 우선시 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특히 이번은 부자 감세라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이 많이 눈에 띄므로, 일부 저소득층의 감세로는 논란을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세법은 예측 가능성이 반드시 따르고 납세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또한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수 효과나 납세자의 세 부담 감소 등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이러한 관점에서 항상 세제를 개편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세제 개편안 중 논란이 되는 부분들은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해 더 좋은 방향으로 개악이 아닌 개선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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