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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록 제조기’ 강신숙, 수협은행장 낙점…세 가지 의미는?

금융지주 추진 앞두고 중앙회와 손발 맞출 듯
유리천장 깨고 최초 여성행장 타이틀…고졸신화
내부 출신으로 정치권 외풍 비껴가…금융권 촉각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가 차기 수협은행장으로 낙점됐다.

 

금융권은 강 신임 행장의 수협은행장 발탁에서 다양한 의미를 읽어내고 있다.

 

우선 내부출신인 강 행장은 신임 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때부터 수협중앙회 근무 이력과 다양한 은행 업무 수행 등에 비춰 앞으로 수협중앙회와 코드를 맞춰 수협은행의 내실을 다지는데 능력을 발휘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단단하기로 소문 난 수협은행의 유리천장을 깼다는 점에서도 강 행장의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강 행장은 수협중앙회에서 경력을 시작해 최연소 여성부장과 수협 최초 여성 본부장, 여성 상임 이사 등을 역임했고 이번엔 수협은행 사상 첫 여성 행장에 올랐다.

 

게다가 수협은행이 김진균 현 행장에 이어 강 행장의 선임으로 내부 출신 수장을 두 번째로 올리면서 금융당국 및 정치권 외풍을 비껴같다는 해석도 나온다.

 

16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전날 은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강 부대표롤 행장에 내정했고, 이날과 오는 17일 양일에 거쳐 수협은행 및 수협중앙회 이사회와 총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빠르면 17일부터 강 행장은 은행장 업무 수행을 시작한다.

 

강 행장은 수협중앙회의 금융부문 지주사 전환을 위해 수협은행 중심의 조직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협중앙회는 2030년을 목표로 금융부문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비은행 기업인 자산운용과 증권, 캐피탈 등을 모은 후 수협은행 중심으로 금융그룹을 완성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겠단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 강 행장의 경우 전대 은행장들 보다 조직 역량을 집중시키는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앞선 행장들은 수협중앙회의 공적자금 상환 해결이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지만 최근 수협중앙회가 상환 문제를 풀었다. 수협은행은 2001년 정부에게서 1조1581억원을 지원받은 뒤 매년 상환해왔고, 지난 6월에는 예금보험공사와 잔여분 7574억원에 대해 국채 매입을 통해 갚기로 합의하면서 상환 기한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7년으로 정했다.

 

다른 시각으론 공적자금 부담은 덜었지만, 강 행장에 수협금융지주 설립 초석을 쌓는 막대한 과제가 부여된 셈이기도 하다.

 

또 강 행장은 ‘고졸 신화’,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의 주인공이다. 강 행장은 전주여상을 졸업한 후 1979년 수협은행에 입사한 후 끊임없이 여성 최초 기록을 달성했다. 2005년 최연소 여성부장에 오른 뒤 2013년 최초 여성 부행장, 2016년 최초 여성 상임이사 등에 오른 이력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강 행장의 고졸 신화 비결에는 그의 영업 수완이 뒷받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 행장은 고객의 투자 성향은 물론 취미, 가족 관계, 고향 등 사소한 정보도 고객 노트에 꼼꼼하게 정리하는 습관이 있던 것으로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실제 강 행장이 2001년 서울 오금동 수협은행 지점장으로 부임해 당시 폐쇄 위기였던 지점을 10개월 만에 전국 영업 실적 1위에 올려놓은 일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행장추천위원들은 강 행장이 수협은행은 물론 수협중앙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수협은행 행추위의 이번 결정이 금융지주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인물을 선임했음은 물론 외풍 우려까지 불식시키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당초 신임 수협은행장 자리를 두고 강 행장을 비롯해 김진균 현 행장 등 5명의 내‧외부 인사 대상 면접이 치러졌지만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2차 공모에서 신현준, 강철승 후보를 추가한 뒤에도 절차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일각에선 수협중앙회는 내부 출신을 원하는데, 정부가 외부 인사를 지지하고 있어 입장차로 인해 신임 행장 인선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행추위는 중앙회 측 2명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등 정부 추천 인사 3명으로 꾸려졌는데 최종 후보 선정 시 행추위원 5명 중 4명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즉 양측 합의 없인 결론 도달이 어렵단 의미다.

 

결국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강 행장이 수협은행장으로 낙점되면서 수협중앙회 측 목소리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강 행장의 발탁으로 가까운 시일 내 차기 CEO 선임을 앞두고 있는 금융사들은 숨죽이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NH농협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가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농협금융의 경우 손병환 회장의 연임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지만, 관료 출신 회장 선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NK금융 역시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는데 내부 인사와 정부의 지지를 받는 외부 인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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