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조세심판원이 1주택 부모가 자녀 집에서 살았더라도 자녀에게 생활비를 주는 등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했다면 1세대1주택 비과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행정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최근 청구인 A씨가 노원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심판청구에 대해 인용 판단을 내리고, 부과처분을 취소할 것을 결정했다(조심 2024서661, 2024.5.29.).
쟁점은 A씨가 딸네 집에서 함께 사는 기간동안 독립생계를 유지했느냐였다. 1세대1주택자가 자녀 집에 살았더라도 독립생계를 유지했다면, 자녀와 같은 세대에 포함되지 않는다.
A씨는 개인택시 기사로 아들은 1995년 결혼해 독립생계를 꾸렸고, 딸도 직장을 얻어 2000년 독립해 나가 살았다.
2003년 아내를 떠나보낸 A씨는 미혼의 딸네 집에 가서 살았고, 개인택시를 하며 번 돈으로 꾸준히 생활비를 딸에게 줬다.
A씨는 2011년 11월 아들의 도움을 받아 주택을 매입했는데, 그 집은 아들 내외에 월세를 주고 빌려줬다(1주택 취득).
A씨는 일흔이 넘어서도 개인택시 일을 했으나, 건강 문제로 2017년 개인택시 면허를 팔았다. 꾸준히 국민연금과 아들네에서 받는 돈이 있었으며, 이 돈으로 계속 딸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줬다. 2020년 12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해 고액의 병원비가 나왔을 때도 자기 돈으로 부담했다.
A씨 딸은 집을 두 채 갖고 있었고, 서울 도봉구 집에서 부친과 살고 나머지 경기도 남양주 집은 전세를 줬었는데 전세금 인상 문제로 임차인과 분쟁이 발생하자 2021년 5월 임차인을 내보내고 자신이 그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집주인이 실거주 명목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임차인은 법에서 정한 기간 동안 임대차 계약을 갱신해가며 살 수 있다.
외형적으론 혼자 살고 있던 A씨는 2021년 6월 딸이 먼저 들어와 살고 있던 집으로 이사를 했고, 아들 내외도 같은 날 딸이 사는 집으로 함께 이사했다.
A씨와 아들 내외가 딸이 사는 집으로 이사한 날 A씨는 자신이 갖고 있던 집(아들 내외에게 빌려줬던)을 팔면서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이라고 보아 별도의 세금신고를 하지 않았다.
노원세무서는 딸의 부양을 받던 A씨가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주소를 옮겼다며 중과세 처분을 내렸다.
세무서 측은 ▲딸이 A씨 이름으로 부양가족공제도 받았고 ▲A씨가 딸에게 생활비를 줬다며 계좌이체 내역을 제시했지만, 그것이 공동 관리비를 위한 지급이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증빙이 부족하며 ▲양도일 직전 5개년도 간 국민연금 외 특별한 소득이 없었고 ▲A씨가 받는 연금으로는 A씨가 집을 샀던 당시 끼고 샀던 대출금에 대한 이자도 갚을 수 없었으며 ▲A씨의 지출 내역을 볼 때 본인의 월 소득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가 팔기 한 달 전인 2021년 5월 딸이 갑자기 주소를 옮긴 것은 다주택자인 딸의 부양을 받고 있게 되면, A씨는 1세대1주택 비과세 혜택을 못 보게 되니, 동일 세대에서 빠져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해 서류상으로만 주소를 옮겼다는 것이다.
세무서는 2022년 12월 A씨와 A씨 딸은 원래 살던 서울 도봉구 집으로 이사해 같이 사는 등 동일 세대로 보기에 충분한 점도 동일 세대로 본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심판원은 A씨가 집 팔기 한 달 전 A씨 딸이 경기도 남양주 집으로 옮긴 것은 사실이라고 보았다(세대 전출). 그 근거로 남양주 집 임차인과 명도 관련하여 실거주를 전제로 임차인이 떠난다는 내용증명 등을 들었다.
심판원은 아들 내외에게 집을 빌려주고, 그 월세로 대출이자와 원금을 갚았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A씨와 아들 내외간 맺은 임대차 계약에는 보증금만 있지 월세는 별도로 없었으나, 매월 아들로부터 돈이 보내온 송금내역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A씨가 딸과 함께 살면서 딸에게 돈을 보낸 계좌 내역도 있었다.
심판원은 A씨가 2017년까지 개인택시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었고, 월세 명목으로 보여지는 아들 내외로부터의 주기적인 입금 내역도 있으며, 딸에게 A씨가 꾸준히 돈을 보냈으며, 그 금액이 A씨가 지불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비록 딸이 A씨 이름으로 부양공제를 받기는 했지만, A씨가 독립생계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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