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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음식과의 매칭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와인을 가장 와인답게 즐기는 방법이 즐거운 식탁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풍성한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대적하기 위해 나는 오늘 무슨 와인을 준비해야 하는가. 늘 고민이던 와인과 음식의 조화. 그 즐거운 매듭을 풀어보도록 하자.

 

마리아주(MARIAGE)는?

 

프랑스어로 ‘결혼’이라는 의미로 서양에서는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일컫는 와인 용어로 쓰인다. 쉽게 이야기해서 끼리끼리 놀게끔 만들어 주면 된다. 무게감, 풍미, 산도, 탄닌, 단맛 등의 기본 성향을 조화롭게 매칭하여 맛을 배가 시키는 것이다.

 

구수하고 톡톡 입에서 터지는 탄산의 막걸리에 바삭바삭한 파전, 느끼한 중식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고알콜의 고량주, 스테이크에 레드 와인 등 이미 옛날부터 혜안을 가진 선조들이 가이드라인을 다 만들어 놓았으니, 우리는 말 그대로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 단, 와인에는 몇 가지 공식 아닌 공식들이 있으니 참고 해주기 바란다.

 

무게감(WEIGHT)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요소는 무게감으로, 서로의 균형을 고려하여 준비한다. 무거운 음식에는 바디감이 있는 와인으로, 가벼운 느낌의 음식에는 가벼운 와인으로 매칭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신선한 굴, 가벼운 샐러드같이 메인요리 전에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음식에는 차가운 스파클링 와인이나 산도가 톡톡 튀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적당하다. 차가운 온도도 잘 어울리며, 침이 고이게 만드는 산미는 침샘을 사정없이 자극하여 다음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등심&안심 스테이크처럼 열과 육즙이 있는 스테이크는 바디감과 탄닌감 있는 레드와인이 제격이다. 레드와인의 탄닌 성분이 스테이크의 단백질을 빠르게 분해하여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무게감마저 궁합이 잘 맞는다.

 

풍미(FLAVOUR)

 

와인은 코로 마시는 음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향을 뿜어내는 와인일수록 고가와인이 대부분이고, 공기와 접촉 후 서서히 와인이 열리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변한다. 때문에 음식과 매칭을 할 때도 풍미는 정말 중요하다.

 

보통 풍미는, 음식의 주재료와 부재료의 역할까지 고려해야한다. 한 가지 예로, ‘레몬드레싱을 곁들인 훈제 연어 샐러드’의 경우 연기로 훈연하여 연어에 스모크한 향이 배어 있고, 상큼한 레몬드레싱이 뿌려져있어, 오크 숙성되어 바디감이 있고, 시트러스 계열 풍미의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훈제연어의 스모키향은 향으로 치면 무거운 측에 속하므로 바디감 있는 화이트가 좋다.

 

레몬드레싱이 들어간 상큼 시큼한 샐러드에 탄닌이 가득한 보르도 레드와인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오리고기와 양고기처럼 풍미가 강한 음식에는 쉬라처럼 풍미가 강한 와인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쉬라는 후추의 풍미가 강한 포도품종으로 개성 있는 와인이다.

 

산미(ACIDITY)

 

모든 와인은 기본적인 산미를 지니고 있다. 산미는 와인에 상쾌함과 균형감, 그리고 무엇보다 질리지 않을 수 있도록 균형을 잘 잡아준다. 세계최고의 디저트와인으로 꼽는 ‘샤또 디켐’도 당도가 있는 만큼 산미가 뒤를 받쳐주어 그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산도가 좋은 디저트와인은 식전주로 마시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산미가 에피타이저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준다)

 

레드와인의 예로 들자면, 토마토 파스타는 산미가 있으면서 무거운 측에 속한다. 따라서 화이트와인보다는 레드와인이 적격이며, 그 중에서도 산미가 있고 가벼운 탄닌을 가진 이탈리아의 ‘산지오베제’ 포도로 만든 기본급와인이 잘 어울린다. 음식과 와인 둘 다 중간 이상의 무게감과 재료의 특성상 산미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최고의 궁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지역 특산물과 지역 특산주만 잘 맞춰도 절반이상은 성공한다.

 

탄닌(TANNIN)

 

주로 레드와인에서 만날 수 있으며, 단백질이나 지방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뻑뻑하고 떫은 구조의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레드와인이라도 품종별로 그 정도가 다르다.

 

단맛(SWEETNESS)

 

디저트에 어울리는 와인을 준비할 때는 와인이 음식과 당도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당도를 가진 와인을 준비한다. 와인의 단맛은 음식의 짠맛을 누그러트려 단맛을 한층 강화시켜준다. 우리가 ‘단짠 단짠’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이 작용 때문이다. 디저트 종류도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종류로 그리고 단맛의 정도에 따라 매칭하는 와인이 다 다르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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