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현 정부가 한국은행 총재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명을 두고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실상 금융권 인사가 올스톱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새 정부 출범 전까지 판단을 유보하면서 IBK기업은행 주요 임원 인사도 중단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기업은행은 금융위로부터 임기 만료 임원 대상 후임 인사를 자제해 달라는 지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의 신충식, 김세직 비상임이사가 지난달 26일 임기가 만료되면서 후임 인사가 필요한 상황인데 금융위는 기업은행이 제출한 후보 명단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을 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은행 비상임이사는 은행장 제청을 받고 금융위가 임명하는데, 금융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임명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비상임이사뿐만 아니라 기업은행 주요 계열사 대표에 대한 후임 선임도 늦춰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인 만큼 정부와 인사 논의가 필요하다.
최현숙 IBK캐피탈 사장 임기가 지난달 19일 만료됐지만 후임 인선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IBK투자증권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서병기 대표의 임기가 지난달 26일 끝났지만 마찬가지로 후임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정관상 후임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기존 대표가 후임 선임까지 임기를 유지하게 돼 업무상 공백은 없다는 게 기업은행측 설명이다.
비상임이사와 자회사 임원들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후임 인선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핵심 경영진인 만큼 통상 경영 공백을 없애기 위해 임기 만료 전 인선 절차를 마무리해 오는 게 일반적이다.
이처럼 인선 절차가 늦춰지는 이유는 인사권을 가진 금융위가 뒷짐을 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가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 입장에선 당장 진행되는 업무를 위해 후임 인선이 시급하다 판단하지만, 정부 부처는 청와대 지위를 받아야 하는 만큼 결정을 자의로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업계는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후 국무총리, 각 부 장관 등 인선 작업 이후 올해 하반기께 기업은행의 인선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여소야대 국면인 만큼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어 올해 말께는 돼야 정상적으로 기업은행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연쇄적으로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는가. 금융위가 멈춘 상황에서 기다리는 수밖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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