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윤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직에 대한 고사 입장을 밝힌 가운데 임기를 완주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요 국책은행 수장들이 교체됐거나 교체될 예정인 만큼 기업은행장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윤 행장의 임기 완주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먼저 윤 행장의 임기가 내년 1월 2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취재진에 “임기 말까지는 보장될 것으로 생각된다. 윤 행장의 임기는 7개월 정도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 행장을 문재인 정부 인사로 규정하며 그의 국조실장행(行)을 강력 반대했던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책은행장 또한 새 정부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자리이므로 임기를 끝까지 마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다.
같은 이유로 이동걸 전 산은 회장 또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윤 행장이 지난달 3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만나는 금융협의회에 불참하면서 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협의회는 한국은행장 총재와 시중은행장이 만나는 자리로, 분기 또는 반기마다 조찬 간담회 형태로 진행돼 왔는데 코로나19로 잠시 일정이 중단됐다. 그러다 이 총재가 취임하면서 금융협의회가 재개됐다.
약 2년 6개월 만에 다시 열린 금융협의회인 만큼 그간에는 시중 은행장들만 참석하는 자리였지만, 이번엔 은행연합회장까지 참석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수출입, 한국씨티, SC제일, SH수협 등 9개 은행장이 자리를 채웠다.
윤 행장은 회의 직전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측은 윤 행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일관되게 내놓고 있다.
◇ 국조실장행 무산으로 애매해진 입지?
윤 행장은 기업은행장 임명 당시부터 험로를 걸어왔다.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 행장에 대해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윤 행장 이전 기업은행 수장으로는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 등 모두 기업은행 공채 출신으로 내부 인사였다.
노조는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출근 저지 운동을 펼쳤고, 윤 행장은 취임 27일 만에 정식 출근할 수 있었다.
윤 행장은 어렵사리 기업은행장 업무를 시작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행장을 국조실상으로 추천한 것인데, 결국 여당 반대에 부딪혀 윤 행장 스스로 국조실장 자리를 고사하기에 이르렀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실이 임명하는 자리다. 국책은행 수장으로 3년의 임기를 대체로 보장받으며, 연봉은 4억원 이상으로 금융 공공기관 중에선 최상위권에 해당해 민·관 인사들의 관심을 모두 받는 위치다.
금융업계와 정치계 여론을 종합해볼 때 아직 윤 행장의 임기 완주 또는 조기 교체 중 결정된 사안은 없다. 다만 기업은행장이 교체된다면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으로 올 가능성은 높다. 기업은행 노조 또한 외부 출신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 경우 강력히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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