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강성후 KDA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 지난 18일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일요일)을 겪은 가상자산 시장이 여전히 하락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FTX 파산 이후 최초로 한 때 2만 5천달러대까지 하락한 후 현재 2만 6천달러대에서 횡보를 보이는 것은 물론 앞으로 더 하락할 전망들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들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들은 무엇인가(?)
끝나지 않은 미국의 고금리 정책,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경제 침체 가능성, 중국경제 침체 나비효과와 함께 끝나지 않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아 전쟁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가능성을 들 수 있다.
특히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요인이 있다. 국제기구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가상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에서는 세계 최초의 암호자산통합법(MiCA)을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하게 된다. 오는 9월 인도에서 열리는 G20 지도자 회의에서는 금융안정위원회(FSB) 및 국제통화기금(IMF)가 공동 제안하는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 코인 국제 공동 가이드 라인(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당장 오는 10월부터 코인 발행자, 보유자, 거래소 등을 대상으로 한 회계공시 제도 시행에 이어 내년 7월부터 이용자 보호, 자전거래 등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가상자산 1단계법이 시행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발행자들도 일정부분 제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계속되는 가상자산 하락장세와 함께 국제기구 및 세계 각국이 가상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비제도권에서 발행, 유통 중인 전 세계 코인의 99%가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현재 유통 중인 코인 99%가 사라질 수 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SEC)은 롤라인 크렌쇼 SEC 위원과 함께 지난 1월 미국 육군 주최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1만 5000개 이상의 암호화폐 대다수가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6월 초, 미국 경제매체인 CNBC는 암호화폐 업계 CEO들의 발언을 인용해 ‘앞으로 살아남을 암호화폐는 많지 않을 것이다, 현재 거래되는 암호화폐 종류만 1만 9000여 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은 수십 개에 이른다’고 CNBC는 CEO들의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블록체인 결제업체 리플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앞으로 수천 개의 디지털 토큰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명목화폐는 180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회사인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 투자 책임자(CIO)도 ▲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소수 암호화폐만 살아남을 것이다, ▲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가치저당 수단, 교환 매개, 거래 단위 가운데 어느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 대부분은 화폐가 아니라 쓰레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60조원 이상의 투자자 피해를 유발한 혐의로 미국 SEC에 의해 법원에 기소된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도 ’현재 유통 중인 코인 프로젝트 중 90% 이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는 "현재 유통 중인 가상자산 중 99% 정도가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으며,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학과 교수도 안교수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 99% 코인이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학과 교수는 현재 시장에 유통 중인 가상자산 사업계획인 프로젝트 백서인 경우 ▲ 내용이 아주 부실한 데다 수익 모델이 없다 ▲ 수익 모델이 있다 해도 실제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는 ▲ 코인 백서에 뭘 하겠다고 적혀 있으나 그 뒤에 실물경제가 없다. 즉 실제로 백서에 적힌 대로 뭘 하고 있는지 봐라, 다 안 하고 있다. ▲ 백서만 보지 말고 사무실 가서 실물경제를 변화시키는 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 교수는 이어서 ▲ 컴퓨터 나올 때 생각해 보자, 90년대 초반. 99년대 컴퓨터 창업풍 http:// 주소 하나만 받아도 투자금을 엄청 받았다, 인터넷 버블이 2000억으로 터졌다, 그때 살아남은 기업들은 구글 등등 뿐이다. 당시 인터넷 기술을 이용해서 인터넷 + 산업 응용을 해서 산업을 변화시킨 기업들만 존재하고 있다. ▲ 블록체인도 기술이고 사업하는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코인의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각에선 현 암호화폐 시장을 인터넷 초기 시절에 비유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종류만 2만여 개에 달하는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이 과거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던 시절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웹3 파운데이션의 베르트랑 페레스 CEO는 '인터넷 탄생 초창기에 수많은 닷컴 기업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몇몇 합법적이고 유용한 기업만 살아남았다, 테라루나 대폭락 사태가 일어난 것도 암호화폐의 종류가 난잡할 정도로 많아서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필자는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현재 유통 중인 코인 중 비트코인을 비롯한 소수의 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코인들이 관련 규정에 의한 조건들을 충족할 수 없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경우, 특금법에 의해 제도권으로 진입하기 전에는 200여 개소가 있었지만 지난 2021년 9월 24일까지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당국에 신고 수리를 받아 제도권에서 운영 중인 거래소는 10% 정도인 27개소에 그치고 있다.
반면에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진입할 경우 ▲ 정보 비대칭성 해소, 시세조종을 비롯한 불건전 거래 금지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제도권에서 보호받게 되고 ▲ 가상자산도 제도권 내에서 블록체인의 혁신성과 연계하여 다양한 상품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평가들이 많다.
결론적으로 가상자산은 지금 비제도권에서 제도권으로 넘어가고 있는 세대 교체기라고 볼 수 있다.
◇ 스캠 사기성 코인 그리고 투자자들이 유의할 사항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은 지난 1월 스캠 사기성 암호자산에는 ‘3대 특정 위험신호’가 있다고 밝혔다. ▲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목표를 어떻게 이행할 계획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 프로젝트가 규정을 준수하는지 증명할 수 없는 경우 ▲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경우 등 세 가지가 해당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스캠 사기의 분명한 징후라고 했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이어서 ▲ ’너무 좋아 보이는 프로젝트는 사기일 수 있다’며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것 또한 위험 신호이다 ▲ 지나치게 복잡한 프로젝트나 '포모'(Fear Of Missing Out·FOMO, 매수 기회를 놓칠까 하는 두려움에 분석 없이 무작정 투자하는 것)를 자극해 투자자가 빨리 결정하도록 몰아붙이는 프로젝트 역시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도 ▲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주관 사업자는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배경, 배경에 해당하는 경제모델을 구체화시키는 사업계획인 백서를 공개해야 한다 ▲ 백서를 공개한 사업자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교수는 이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도 ▲ 사업자 홈페이지 존재여부 ▲ 백서에서 공개한 팀/팀원/어드바이저 등의 경력과 신뢰성 확인 ▲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하고 고수익 보장을 강조하는 암호화폐는 대부분 불건전 암호화폐일 확률이 높다는 점에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중 호서대 교수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코인으로 ▲ 유동성이 부족한 코인, ▲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은 코인, ▲ 발행자가 개발 능력이 없는 코인, ▲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코인들을 들고 있다.
코인에 이미 투자했거나 투자를 고려 중인 분들은 ‘현재 비제도권에서 발행, 유통 중인 코인 중 대부분이, 99%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관점에서, 위에서 적시한 투자 유의사항도 꼭 챙겨서 손실을 보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강성후 KDA 회장은 기획재정부 국장(지역경제협력관)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하고, 사)탐라금융포럼 이사장, 사)한국불록체인기업진흥협회 정책위원장 및 사무총장, 사)국제전기차엑스포 사무총장을 거쳐 현재 KDA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장 및 한국핀테크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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