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금융상품·소득 간 세제 중립성 및 수평적 과세형평을 제고하려면 펀드, ELS 등 소득을 배당소득에서 양도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아뜨리움에서 열린 ‘주식시장 세제개편 세미나’에서 “이자소득, 배당소득, 시세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을 구별해 과세하면 간접투자의 경우 금융자산간 과세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펀드, ELS 등 소득을 배당소득에서 양도소득으로 전환해야 동일한 자본차익의 차별적 소득 구분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과세부담 차이를 해소하고 간접투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소득 간 구분 과세는 채권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채권 시세차익에 대한 현행 과세제도, 채권에 대한 이자소득과세,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 과세 및 양도소득 과세 간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소득 종류를 변경하면 또 다른 과세차별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 시점에서 정부의 적절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증권거래세 폐지 여부를 놓고 정부 입장이 불분명하다”며 “과세의 원칙을 세우는 부분과 세수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정부 입장이 나오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는 1963년부터 과세 됐으며 1971년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폐지됐다가 1978년 자본시장에서의 투기행위를 방지하고 세수를 증대하기 위해 재도입됐다.
시대에 따라 증권거래세에 대한 이해에 따라 완화 및 폐지 여부에 대한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박 교수는 “금융시장의 자율적 규제와 정부의 적극 개입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관치금융으로 오해될 수 있는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막을 필요도 있지만 적정한 정부의 감독 기능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세법개정안 발의, 프랑스의 금융거래세 도입의 예 등은 증권거래세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금융시장의 국제적인 특성상 금융거래에 대한 새로운 세목 신설이나 세부담 강화 역시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교수는 개인투자자의 위험 완화를 위해 투자손실을 미래기간에 이월해 공제할 수 있는 세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이익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면서 손실 나는 부분에 대해 과세소득이 줄어드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평 과세의 차원에서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양도손실 이월공제 허용 시 허용 시기, 허용되는 자산소득 종류의 범위 등에 따라 세수입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며 “재정수입이 줄어드는 조치가 쉽지 않지만 과세를 일관성 있게 바꿔 간다면 지금 당장의 세수입 감소 때문에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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