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최근에 양복 입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긴 했는데 따로 전단지나 플랜카드가 나돌아 다닌 건 못 봤어요”라면서 “가슴에 감찰관이라고 명찰단 사람들도 많이 돌아다녔어요”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합사무실 인근에서 만난 중년 여성들의 전언이다. 한남3구역 현장이 전단지와 플랜카드로 난장판이라는 업계 이야기와 달리 한남3구역 거리는 깨끗했다.
이날 오후 총 사업비만 7조원에 달하는 재개발 시공사를 선정하는 본 입찰을 앞둔 조합사무실 근처에는 조용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오후 2시께 입찰을 마감하고, 오는 12월15일에 예정된 총회에서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를 197개동, 5816가구로 탈바꿈될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공사비만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본 입찰에 참여의향을 밝힌 건설사는 3곳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3개 사로 이들 건설사는 입찰보증금 25억원을 납부하고, 지난달부터 단독 입찰 확약서를 제출하는 등 수주전 참가를 공식화한 바 있다.
한남3구역은 한강변에 위치해 가시성이 뛰어나고, 추후 한남 2·4·5구역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 건설사들 입장에선 이번 수주가 중요하다.
이번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인 기업은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조합에 단독입찰을 할 것이라는 확약서를 가장 먼저 전달했고, 지난달 중순에는 신한·우리은행과 사업비 조달을 위한 금융협약을 체결하며 치고 나갔다.
GS건설은 지난 17일 본입찰 이틀 전, 한남3구역 설계안 발표를 위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지명 ‘자이 더 헤리티지’를 공개했다. 사업권 선정전에 설계안을 먼저 공개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건설은 다음날인 18일 현대백화점그룹과 업무제휴로 한남3구역 공략에 따라 나섰다. 단지 내 근린생활 시설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와 보유 브랜드의 상가를 입점시키고, 상가 콘텐츠 구성과 운영에 관한 상호 공동 기획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본입찰 전에 사업선점을 위한 다양한 홍보 전략들이 쏟아지면서 일각에선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이미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출혈경쟁인 상황이다”라며 “사실 사업성도 크게 좋은 편이 아니어서 어디까지 서로 출혈경쟁을 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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