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4.5℃
  • 맑음강릉 9.8℃
  • 연무서울 5.3℃
  • 맑음대전 8.7℃
  • 맑음대구 11.9℃
  • 맑음울산 11.9℃
  • 연무광주 9.0℃
  • 맑음부산 11.8℃
  • 구름많음고창 6.9℃
  • 맑음제주 11.0℃
  • 구름많음강화 2.9℃
  • 맑음보은 9.0℃
  • 구름많음금산 8.4℃
  • 구름많음강진군 10.6℃
  • 맑음경주시 12.2℃
  • 맑음거제 10.9℃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세무사 시험③] 세무사 시험 문제없다고? 망친 시험설계‧공무원 특혜

표준점수 부재‧선택과목 효과‧극단의 과목난이도…트리플 악재 폭발
수능 수험생도 아는 원점수 시험의 모순, 공단은 몰랐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 관련 채점, 출제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밝혀진 바 없으며, 자세한 사항은 고용노동부 특별감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학원계와 시험응시자, 세무사들은 세무사 2차 시험의 심각한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 완전히 망친 시험설계…高득점자 격차 무려 609배

 

지난해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은 설계가 완전히 잘못됐다.

 

세무사 시험은 채점하고 나온 원래 점수(원점수)를 그대로 더해서 가장 점수가 잘 나온 사람 순으로 당락을 가른다.

 

반면 수능은 어려운 과목에는 점수를 더 얹어주고 쉬운 과목에는 점수를 빼준다(표준점수). 시험출제를 하다보면 과목당 난이도 격차가 안 발생할 수가 없고, 선택과목간 격차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무사 시험은 이러한 과목별 난이도 조정이 없기에 과목 당 1점, 1점이 서로 대등하고, 따라서 과목당 난이도가 크게 벌어지면 안 된다.

 

그런데 지난해 세무사 2차 시험은 과목별 60점 이상 고득점자 수가 무려 최대 609배나 벌어졌다. 최악의 난이도 조정 오류다.

 

 

 

 

위 표와 그래프는 시험 운영이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래프에서 가장 볼록 솟구친 곳(득점자들이 가장 많이 쏠린 지역)이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쪽(난이도)에 쏠려 있느냐, 그리고 얼마가 높이 솟구쳤느냐(분포)에 따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다. 왼쪽(고득점)으로 갈수록 쉬운데, 오른쪽(저득점)에서 높은 그래프가 형성됐다면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만일 난이도 조정을 제대로 했다면 4색의 그래프는 볼록 솟구친 지점이 서로 인근 지역에 모여 있을 것이고, 높낮이도 서로 비슷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세무사 2차 시험의 과목별 그래프는 위와 같이 중구난방으로 벌어졌다.

 

회계학 1부(빨간색)는 오른쪽(고득점쪽)으로 솟구쳐 매우 난이도가 쉬웠고, 왼쪽(저득점쪽)으로 쏠린 세법학 1부(파란색)는 극히 어려웠다.

 

득점자 비중을 보면 60점 이상 고득점자가 회계학 1부에서는 전체 응시자의 66.3%, 세법학 1부에서는 0.1%에 불과했다.

 

노란색(회계학 2부)과 녹색(세법학 2부)의 차이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노란색의 높이는 녹색보다 낮고, 그래프 경사도 완만하다. 이는 녹색의 난이도가 노란색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뜻이다. 실제 녹색(세법학 2부)의 고득점자 비중은 겨우 1.1%, 반면 노란색(회계학 2부)은 12.64%로 12배 이상이나 차이났다.

 

세무사 시험은 원점수를 쓰는 시험, 그것도 일부 서술식 문항이 있는 시험이다. 그런 시험에서 과목별 격차가 들쭉날쭉했다는 것은 출제‧채점 모두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동시 폭발한 트리플 악재

 

원점수 평가가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모든 응시자가, 모든 과목에 응시해야 한다.

 

하지만 경력 세무공무원은 일부 과목이 면제됐다. 세법학을 누군 보고(일반 응시자), 누군 안 보는(경력 공무원) 탓에 선택과목 효과가 발생했다.

 

선택과목이 있는 시험은 수능처럼 난이도별 점수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공단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거 논란이 크지 않았던 것은 경력 공무원 합격자 수가 10명, 20명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2차 시험에서 합격자 706명인 중 무려 151개를 경력공무원이 싹쓸이했다.

 

그리고 극단적 과목별 난이도, 표준점수 부재, 경력 공무원 면제 등 트리플 쌍끌이 모순이 일반응시자들을 덮쳤다. 반발이 없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인 것이다.

 

응시자들과 학원업계에서는 세무사 시험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과거에는 봉합하고 넘어갔다고 전한다. 당시에는 공단이 내부적으로 과목별 유불리를 후채점, 재채점을 통해 과락자를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과목이 지나치게 어려워 40점 미만 과락자가 대거 발생하면, 그해 시험운영은 망한 수준을 넘어서 시험파동사태가 일어난다.

 

공단은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모의시험을 쳐서 예측점수를 뽑고 이에 따라 채점기준을 세운다고 알려졌다. 논술형은 채점자의 주관에 따라 박하게도 또는 후하게도 점수를 줄 수 있는데 예상 평균점수 분포를 조정하기 안성맞춤이다. 회계학 1, 2부는 주로 계산문제고, 세법학 1, 2부는 논술형 문제다.

 

일부 응시자들은 과거 출제‧채점위원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재채점, 후채점을 언급한 바 있다고 전한다. 1차 채점 결과에 따라 다시 채점해 과락수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공단은 후채점에 대해 규정에 없는 일이라고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원점수 시험운영진이 과목간 조정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출제나 채점이 너무 훌륭했거나 운영진이 내재된 모순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는 셈이 된다.

 

 

세무사 시험은 문제가 없었던 시험이었을까.

 

2005년 43회 시험의 경우 영어문제 오류로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이 경질됐다. 그러면서 세무사 시험 운영이 국세청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넘어갔다. 2019년 56회 시험에서는 합격 통보를 받은 1명이 불합격 처리, 불합격 통보를 받은 2명이 합격하는 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