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작년 5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난 이재용 회장은 같은해 12월 피터 베닝크 ASML CEO에 이어 올해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는 등 글로벌 IT 기업 CEO들과 연이어 만남을 가진 바 있다.
29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재용 회장의 자이스 본사 방문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반도체 생산기술을 총괄하는 경영진도 동행했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extreme ultraviolet)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업체다. 특히 자이스는 업계 내에서 ‘슈퍼 을’로 알려진 반도체 생산기기 업체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기술 트렌드 및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파운드리‧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EUV 기술 및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자이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이스는 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R&D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자이스가 한국 R&D 거점을 마련함에 따라 양사간 전략적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자이스 등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쌓은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한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칼 람프레히트 CEO와의 만남이 끝난 뒤 자이스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 생산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고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속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3년 역대 최대 파운드리 수주 잔고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우위 지속 ▲고객사 다변화 ▲선제적 R&D 투자 ▲과감한 국내외 시설 투자 ▲반도체 생태계 육성 등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결과 전작 대비 AI 성능이 약 15배 이상 향상된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를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탑재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은 성과는 곧 갤럭시 S24 매출 증가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외에 이미지센서 분야의 경우 작년 12월 출시한 ‘아이소셀 비전 63D’ 등 다양한 제품을 양산하며 업계 1위 기업을 맹추격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DDI(Display Driver IC, 디스플레이구동칩) 시장에서는 21년째 세계 1위를 유지 중이며 더불어 NPU(Neural Processing Unit, 인간의 뇌를 모방한 신경망처리장치) 사업도 본격 육성하는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영역도 확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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