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지난달 짧은 근무 일수와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이 소폭 줄었다. 현대차와 쌍용차가 각각 주력 차종의 선전으로 판매가 늘었지만 나머지 3사는 신차 효과 부재로 10% 내외의 판매 감소를 보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5개 완성차 업체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56만47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10만4307대로 1.1% 줄었고 수출도 46만432대로 1.2%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지난달 총 31만317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 5만3406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으며 해외 판매는 25만9766대로 0.9% 감소했다.
특히 내수에서는 그랜저와 싼타페가 각각 7720대, 7023대의 판매 실적으로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가 5769대나 팔리며 새로운 볼륨 차종으로 합류하며 선전했다.
다만 유럽 시장과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가 위축되며 수출 실적이 줄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3만3222대, 해외 16만4425대를 판매하며 총 19만7647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10.2% 감소했으며 해외 판매는 2.5% 증가했다.
모닝, 레이, K5, K7, 스팅어 등 승용 라인업과 스토닉,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 등 RV 라인업 대부분의 차종이 두 자릿수 감소를 보였다. 플래그십 세단 K9은 906대의 판매 실적으로 월 1000대 이상 판매 행진을 10개월에서 마감했다.
지난 1월 말 출시된 쏘울 부스터가 608대 팔리며 전작에 비해서 크게 늘었지만 볼륨 차종으로 부활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주력 모델들의 노후화가 기아차의 내수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GM도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한국GM의 지난달 판매량은 3만271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는 5177대로 10.8% 감소했으며 수출도 2만7541대를 기록하며 10.9% 줄었다.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주력 모델 노후화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악재까지 겹치며 내수 판매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49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를 기록했다.
주력 모델 중 하나인 SM6의 판매가 24.6% 감소하며 1000대에 턱걸이했고 가성비로 승부하던 노후 모델 SM5와 SM7의 판매도 200여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가솔린 모델로 재미를 보고 있는 QM6가 21.1% 증가한 2280대의 판매 실적으로 체면을 세웠다.
또 르노 브랜드로 수입 판매되는 클리오는 158대의 판매량으로 전체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상용차 마스터도 주문은 많지만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97대가 출고되는 데 그쳤다.
수출의 경우에는 6798대로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했다. 부산공장 생산과 수출을 책임지는 북미 수출용 모델 닛산 로그의 수출도 33% 감소한 4866대에 그쳤다.
반면 쌍용차는 지난달 총 984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75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으며 수출도 2262대로 12% 늘어났다.
렉스턴 스포츠(스포츠 칸 포함)가 29.3% 증가한 3413대 판매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고 티볼리도 7.4% 증가한 2960대의 판매 실적으로 볼륨 모델 역할을 했다. 다만 플래그십 SUV G4 렉스턴이 28.0% 감소한 811대에 그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판매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기대를 모으는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지 않아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임단협 타결과 로그 후속 물량 배정 등 장기적인 생존 방안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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