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6225821673_3fd977.jpg)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의 하향 안정화를 위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이내로 관리할 방침이다. 동시에 특정 시기 쏠림이나 중단 없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계절적 수요 등을 감안한 월별‧분기별 기준을 마련한다.
국내 가계부채는 지난해 4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금리경쟁 격화 등에 따라 여름철 증가세가 더욱 크게 확대됐다. 9월 이후 금융권 자율관리 조치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등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올해 2월 금융권이 새로운 경영 목표 수립 후 영업을 재개했고 신학기 이사수요 등이 겹치면서 가계부채 증가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27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금융권협회 및 주요 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가계대출 동향에 대한 점검과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 과도한 수요나 쏠림 방어…생활안정자금 대출 재개
먼저 정부는 올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적인 하향 안정화를 위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내로 관리하면서, 특정 시기 쏠림이나 중단없는 여신공급을 위해 월별‧분기별 관리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민, 취약계층, 지방 등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선 가계부채 관리상 유연한 제도적 장치를 모색한다.
금융권 대출의 경우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고(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원칙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계부채 규모와 리스크 수준을 금융권 스스로가 관리하는 기조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또한 특정 시기로의 쏠림이나 중단 없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계절적 수요 등을 감안한 월별‧분기별 기준을 마련해 관리한다.
주택도시기금(HUG)의 디딤돌(구입자금)‧버팀목(전세자금) 및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구입자금) 등 정책대출의 경우에도 가계부채 관리 목표에 맞춰 과도한 수요나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보금자리론은 저출생 대응 강화 차원에서 다자녀 기준을 완화하고 소상공인 및 지방 등 어려운 분야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재개한다.
◇ 중도금, 이주비 등도 소득심사 진행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전망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스트레스 금리 수준은 가계부채 및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4~5월경 확정한다.
총액 1억원 미만 대출과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 등 그간 소득심사를 하지 않았던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금융회사가 차주의 소득자료를 확인하도록 해 자체적으로 대출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가 대출자의 소득, 재산, 신용도 등에 따라 보다 정교하게 대출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금융권의 여신심사 및 관리체계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 보증 3사 전세보증비율 100%→90% 조정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및 보증에 대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주택신용보증기금(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보증 3사의 전세보증비율을 100% 전액보증에서 90% 부분보증으로 일원화하고 가계부채 추이 및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수도권에 대한 보증비율 추가 인하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전세 보증시 임차인의 상환능력과 전세물건지에 대한 심사도 강화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리 여건과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은행권 자본규제상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조정하는 등 거시건전성 규제를 필요시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할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사진=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50209/art_1740622585407_565ffa.jpg)
◇ “금리 인하기, 이자절감 혜택 체감할 수 있어야”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적은 하향 안정화는 우리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것인 만큼 범정부적으로 역량을 모아 금융권도 자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조를 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비율에 맞춘 획일화된 대출 관행보다는 개별 은행이 보유한 여신심사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개별 차주가 처한 상황을 고려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여신기준을 가지고 가계부채의 양적 규모와 질적 구조를 스스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 나가길 바란다”며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권이 자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의 출시 및 운용을 통해 가계의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지원하면서도 이를 은행의 자산-부채 운용 리스크 관리에 전략적으로 접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권 사무처장은 “올해는 경기 둔화 우려와 성장동력 약화, 미국 관세 정책 및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 어느 때보다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므로 국내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회사들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요청했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만큼 시장상황과 거시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통해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 사무처장은 “어려운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서민금융 공급, 가계의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환대출,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등 자금이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다”며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충실히 쫓아 금리인하기에 국민들이 실질적인 이자절감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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