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글로벌 면세업계 2, 3위를 차지해왔던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스위스면세점에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에 순위를 탈환한 스위스면세점이 업계 1위를 오랫동안 지켜왔던 글로벌 기업인데다, 최근 국내 면세점들의 송객수수료 절감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지각변동이 큰 이변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면세점 업체별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면세점 매출은 2019년 24조8586억원에서 지난해 17조8164억원으로 2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은 2019년 9조3539억원에서 지난해 5조3469억원으로, 신라면세점은 6조5873억원에서 4조3505억원까지 매출이 감소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면세시장이 크게 위축됐음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업계는 공항 대신 시내면세점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친 바 있다.
이번에 글로벌 순위를 탈환한 스위스 듀프리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9조3890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듀프리 매출의 91%가 공항 면세점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듀프리는 한국 면세시장이 커지기 전까지 업계에서 절대 강자였다”면서 “공항 면세점이 많은 듀프리가 사실상 현재로서는 리오프닝(경제 활력 회복) 수혜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공항에 대한 규제와 마스크 해제 등이 작년부터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야 그 수혜를 받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면세업계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게 지급하던 송객수수료를 대폭 절감한 것도 업계 지각변동의 원인 중 하나라는 해석도 지배적이다.
지난해 관세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한때 40% 후반까지 치솟은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간담회를 여는 등 업계의 자정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관세청은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심사에서 송객수수료 절감 노력 등도 평가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면세점 방문 여행객을 모아 데려온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들이 송객수수료를 절감한 것이 업계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 1월 대비 상당 부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90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7974억원(3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매출이 빠르게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한국과 중국 간 단기 비자발급이 재개되고 중국 내 방역 수준이 완화되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K-면세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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