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권영지 기자) 관세청이 부산항 입국장에 인도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14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업계 및 유관부처 관계자 등과 면세산업 발전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관세청은 우선 부산항에 입국장 인도장을 시범 운영 후 결과에 따라 입국장 인도장을 전국 공항만에 확대 시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입국장 인도장이 공항에 설치될 경우 입국장에 위치한 중소·중견 면세점의 여행객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공항에 입국했을 때 맡겨둔 면세품을 가져갈 경우 입국장에 있는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입국장 면세점 핵심 관계자는 본지 인터뷰에서 “입국장 인도장이 공항으로 확대 설치될 경우 수혜 받는 기업은 대기업 면세점일 것”이라며 “중소·중견 면세점은 홍보가 잘 안 돼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편의와 면세업계 활성화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이 없는 출입 공항만에 인도장을 설치한다는 게 본래 법안 발의 취지였다”며 “인도장을 설치할 곳에 오히려 면세점을 좀더 확대하는 것이 취지에 걸맞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관세청이 면세품을 여행 내내 맡기도록 하는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입국장에 있는 면세점 이용률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한편 관세청이 마련한 대책에는 국민편의 제고와 면세점 경영 안정화 지원, 규제혁신을 통한 물류 경쟁력 강화 등 3개 분야 15대 과제가 담겼다.
관세청은 면세점 이용 국민 편의 제고를 위해 기존에 금지됐던 출·입국장 면세점에서의 온라인 구매를 허용해 해외여행객은 시내면세점뿐만 아니라 출·입국장 면세점 물품도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결제한 뒤 해당 면세점에서 수령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시내면세점에서 면세 ‘주류’의 온라인 구매를 허용하고, 모바일을 통한 휴대품 관세 납부세액 자동계산 및 납부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면세점 수입기반 확축을 위해서는 시내면세점을 포함한 모든 면세점에서 판매 채널의 제한 없이 온라인 판매를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관세청은 기재부와 협의하에 특허수수료 50% 감면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관세청은 2020년과 지난해 매출분에 대해 특허수수료 50% 감면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관세청은 ‘예비특허제도’ 신설을 통해 신규 특허업체가 특허일 전부터 사업장에 면세품을 반입하는 등 영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혁신에도 나선다.
특허 승인 후 개시일 전에는 사업장에 면세품 반입이 불가했던 기존의 방침과 달리 특허 승인이 있는 경우, 시설 구비만 완료되면 면세품 반입을 허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윤 청장은 “면세업계가 코로나19와 환율 상승, 국제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최근 면세한도 상향 등 긍정적인 정책변화와 맞물려 면세산업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번 대책을 속도감있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관세청은 또 민관 합동 ‘면세산업 발전 협의회’를 운영해 송객수수료 정상화와 면세점 온라인 판매, 입국장 인도장 신설 등 주요 현안 후속조치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면세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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