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유럽연합(EU)이 5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관세 10%에 17.4%~38.1% 포인트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알려져 EU와 중국간 불협화음 뿐만 아니라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도 반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EU 집행위는 4일 관보에 개제한 208쪽 분량의 규정문에서 '불공평한 가격'을 관세 인상의 이유로 들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수입품이 대량 증가하고 이 상품들의 시장 점유율 급증에 유럽 시장이 노출되는 것은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이다.
다만 확정관세 결정 시한인 11월 전까지 중국 측과 협의는 계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조치에 '역풍'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유럽을 상대로 무역보복에 나설 수 있고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인해 유럽 소비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수석 집행위원장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중에서 "중국과 대화 중이며 실제로 상호간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으면 결국엔 (확정)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이러한 중국산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유럽 소비자의 부담 역시 커질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폭스바겐은 "이번 결정의 부정적 영향은 유럽, 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에 있을 수 있는 그 어떤 이익보다도 더 크다"고 비판했다.
또한 올리버 칩세 BMW최고경영자(CEO)는 추가 수입관세 도입은 더이상 나갈 곳 없는 막다른 길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EU제도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미국 언론 폴리티코는 전했다.
중국 역시 확정관세가 결정되는 11월 전까지 EU와 계속 협의한다는 방침이지만 압박 수이를 높이기 위해 맞불 조치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프랑스산 코냑을 포함한 브랜디를 비롯해 유럽산 돼지고기, 유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예고했으며 일부 개시한 제품도 있다.
뿐만 아니라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고배기량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잠정 관세율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에는 적용되지 않는 허점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 제조사들이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쪽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산 자동차회사인 BYD는 2026년 이전에 가동 예정인 헝가리 신규 제조공장에서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를 생산할 예정이다. 올여름에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첫 PHEV를 출시한다.
최고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상하이자동차(SAIC) 역시 PHEV쪽에 더 비중을 둘 이유가 생겼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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