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금융권이 부동산 대출에 집중하느라 중소기업 금융에 소홀했다고 지적, 중소기업의 성장잠재력을 고려한 대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은 확대되지만 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대출 중심으로 이뤄진 중소기업 금융의 실태를 보면 신용보다는 담보와 보증에 크게 의존하는 현상이 고착화돼 있다”며 “이 체계에선 설령 중소기업이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고 하더라도 담보 없이는 원활히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중 담보·보증 비율은 지난 2015년 66.7%에서 올해 3분기 말 80.7%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담보 보증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대출방식 대신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기술, 혁신성 등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여신 심사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을 위한 은행의 자체 채무조정 지원도 강화한다. 폐업 자영업자를 위해 ‘개인사업자 리스타트 대출’ 등 전환 대출 상품도 마련한다.
폐업 시 기존 개인사업자대출 일시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데, 이를 가계 장기 분할 상환 대출로 전환하고 성실이 상환할 때 금리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이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금융시장 구조를 자본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밸류업은 중소기업들도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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