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경영난에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한국GM이 이번 주 ‘사업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본사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시한과 한국GM이 GM으로부터 빌린 7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모두 이달 말에 겹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재개될 노사 임단협 교섭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직접 다시 방한해 노조와 정부에 협조를 호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다.
26일 한국GM에 따르면 한국 부평, 창원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여부는 이달 말께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본사의 글로벌 신차 배정 논의가 시작됐지만 한국GM 상황 때문에 확정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나라 사업장들의 생산 일정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달 말 이후까지 신차 배정을 더 미루기 어렵다는 게 본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최근 GM의 경영 방침은 채산성과 효율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장에는 신규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노사 교섭에서 포괄적이나마 인건비 절감 등을 포함한 임단협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GM은 수차례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SUV·트랙스 후속 ‘9BUX’ 프로젝트), 창원공장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다목적차량) 신차를 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인천시와 경남도에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서도 이런 신차 배정을 가정하고 관련 약 1조원의 잠정 시설투자 계획도 담았다.
다만 한국GM측은 “아직 SUV, CUV 신차의 한국 배정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임단협 결과와의 연계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이처럼 GM이 신차 배정, 출자전환 등을 통한 자금난 해소의 전제 조건으로 인건비 등 경비 감축을 통한 흑자 구조를 강조하는 만큼 한국GM 경영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2018년도 임단협 교섭 결과다.
한국GM은 이번 임단협을 통해 적어도 연 2500억원의 인건비 절감이 이뤄져야만 향후 5년 내 흑자 구조 달성의 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단 노조가 사측의 교섭안 가운데 ‘올해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방침을 받아들이면서 연 1400억원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측 교섭안의 또 다른 핵심인 ‘복지후생비 삭감’을 노조가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국GM은 복지후생 절감 규모를 연 1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단협을 통한 2500억원 절감을 위해 한국GM 입장에서는 복지후생비 삭감안 관철이 절박한 상황이다. 7차 교섭은 이르면 27일께 열릴 전망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번 주 교섭에서도 복지후생비 감축이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신차 배정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주에는 반드시 ‘포괄적 합의’ 수준이라도 구체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배리 엥글 사장의 방한 일정은 미정이지만 이번 주에 신차 배정, 채권 만기 연장 등 중요한 결정이 몰려있는 만큼 재방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동성 측면에서도 이달 말은 한국GM 입장에서 전환점이다.
한국GM은 이달 말 다시 GM으로부터 빌린 7000억원 차입금의 만기를 맞는다. 앞서 GM은 지난해 7000억원의 채권 만기를 지난달 말로 연장했고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도 만기를 이달 말로 한 차례 더 늦췄다.
당시 GM은 실사 기간을 고려해 이달 말까지 회수를 보류한다는 취지였지만 현재 실사 진행 속도로 미뤄 이달 말까지 실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GM은 이달 말 돌아오는 채권의 만기를 다시 연장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실사 기간 회수 보류 방침에 따라 GM이 만기를 재연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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