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을 발표했다.
이달부터 상장사들의 ‘밸류업 공시가’ 시작되는데, 기업들은 공시 참여 여부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고 내용도 경영상 무리가 안 가는 선에서 공개할 수 있다.
기존 공시는 이미 발생했거나 결정된 내용을 정해진 서식에 작성했다면, 밸류업 공시는 자율성을 기반으로 미래 계획을 종합적으로 담도록 한다. 투자, 연구‧개발, 자사주 소각 및 배당 계획 등이 포함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불이익이 없고, 세제 지원 같은 추가 인센티브는 구체화되는 대로 발표될 예정이다.
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다.
유관기관은 최종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제정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준비가 된 기업부터 차례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 자율성·미래 지향성 초점
이날 공개된 가이드라인(안)은 원칙과 개괄적 설명 중심의 ‘가이드라인’과 세부 작성방법 및 사례‧참고서식 등이 포함된 ‘해설서’로 구성됐다.
가이드라인은 자율성, 미래지향성, 종합성, 선택과 집중 가능성, 이사회 책임 등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은 참여 여부와 작성 내용 등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고, 기존 공시와 달리 중장기적 목표 및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기업정보는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춰 재구성하고,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선정해 공시토록 했다. 의무는 아니지만 이사회의 보고‧심의‧의결 등도 권장한다.
상장사는 가이드라인에 담긴 모든 사항을 열거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특성과 주주 및 시장참여자의 관심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 제고에 중요한 내용을 선정해 수립해야 한다.
투자자의 이해 편의와 비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 수립, 이행평가, 소통 등 목차별 작서방법을 제시했다.
기업개요는 업종과 주요 제품 및 서비스, 연혁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한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한 입체적 진단을 실시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들 중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 지표를 선정한다.
목표설정은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혹은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하다. 목표 또는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면책제도에 따라 불성실공시 제재를 피할 수 있고,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등에 따라 목표의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정공시를 통해 목표를 수정‧보완할 수 있다.
계획수립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한다. 사업 부문별 투자, R&D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 등을 포함한다.
기업 경영관리에 책임 있는 결정기관인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이사회의 보고‧심의‧의결 등이 권장된다.
이행평가는 기업이 공시와 공시 사이 계획에 따라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기재하도록 했다. 이때 단순히 어떤 투입을 했는지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잘된점과 보완 및 필요 사항 등 평가적 요소를 함께 기재하다록 권장됐다.
소통은 현황과 향후 계획, 실적을 작성해야 한다. 단순한 횟수 중심의 정량적 서술이 아닌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것인지 등 정성적인 측면의 계획 수립 및 이행이 중요하다.
◇ 이사회 적극적인 역할 강조
아울러 금융당국은 이사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적절히 수립하고 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한 경우 보고 및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금융위 측은 “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이사회의 개최 일자나 논의 내용 등을 함께 기재해 계획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종합적인 모습을 주주 및 시장참여자들과 소통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기업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상장기업들도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울이면서 진정한 내재가치 또는 기대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가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기업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가지고 지원하겠다. 2차 밸류업 세미나가 자본시장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나아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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