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6.3℃
  • 맑음강릉 10.2℃
  • 연무서울 7.3℃
  • 맑음대전 10.9℃
  • 맑음대구 13.4℃
  • 맑음울산 13.8℃
  • 연무광주 11.5℃
  • 맑음부산 13.5℃
  • 구름많음고창 8.2℃
  • 구름많음제주 12.0℃
  • 맑음강화 3.9℃
  • 맑음보은 10.5℃
  • 맑음금산 10.2℃
  • 맑음강진군 12.3℃
  • 맑음경주시 12.9℃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형사무죄확정판결이 관세법상 후발적 경정사유에 해당될까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런던에 유학생으로 체류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영국산 의류, 신발 등 물품을 주문하면 영국 현지에서 이를 구입하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2009년 8월경부터 2012년 3월경까지 약 1만 2000회에 걸쳐 위와 같이 배송한 물품(이 사건 물품)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을 납세의무자로 하여 관세법 제94조 제4항에 따른 소액물품 감면대상에 해당한다고 수입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대구세관장은 원고가 위 과세기간 동안 영국에서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하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2012년 11월경 원고에게 관세, 부가가치세, 과소신고가산세 등을 부과·고지하였다.

 

한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는 2012년 4월경 원고가 관세 부과 대상인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 거주자에게 판매하였으면서도 세관에는 국내 거주자가 자가 사용물품으로 수입하는 것처럼 신고하여 해당 물품에 부과될 관세를 부정한 방법으로 감면받았다며 원고를 관세법위반죄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해 위 사건의 제1심법원은 공소사실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벌금을 선고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은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는 원고가 아닌 국내소비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고, 대법원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위 무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그 후 대구관세장은 원고가 위 형사판결을 근거로 경정청구를 하자 이를 거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형사사건의 재판절차에서 납세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판단을 기초로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세법 제38조의3 제3항 및 관세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에서 말하는 ‘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1. 9. 선고 2018두61888 관세경정거부처분취소 판결 참조)”라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형사판결확정으로 원고가 이 사건 물품을 해외 판매자로부터 수입하여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는 내용의 거래 또는 행위가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3. 검토 및 평가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은 제1호{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부터 제5호(제1호부터 제4호까지와 유사한 사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해당 국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에 발생하였을 때)까지를 후발적 경정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의2는 다시 제1호(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을 할 때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의 효력과 관계되는 관청의 허가나 그 밖의 처분이 취소된 경우)부터 제4호(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과 유사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까지를 후발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에 비해 관세법 제38조의3 제3항은 “납세의무자는 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납부한 세액이 과다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제2항에 따른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2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부한 세액의 경정을 세관장에게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2항 제1호{최초의 신고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된 경우}부터 제3호까지를 후발적 경정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국세기본법령과 같이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과 유사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라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원고가 관세법위반으로 기소되어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는 원고가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는 형사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대법원은 형사소송은 국가 형벌권의 존부 및 적정한 처벌범위를 확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써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관해 발생한 분쟁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이라고 보기 어렵고, 형사사건의 확정판결만으로는 사법상 거래 또는 행위가 무효로 되거나 취소되지도 아니한다며 위와 같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원고가 실제 공사대금보다 과다계상하여 공사대금을 지급받았음을 이유로 업무상배임으로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건에서 위 형사판결은 회사의 재산상 손해의 발생 여부를 심리하여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법인세를 후발적으로 경정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바 있고(2006구합11934, 위 판결은 대법원 심리불속행판결로 그대로 확정됨), 창원지방법원은 조세범처벌법위반으로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형사판결은 후발적 경정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2017구합808).

 

그러나 국세기본법은 관세법과 달리 후발적 경정사유를 넓게 인정하고 있는 점,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는 납세의무 성립 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려는 데 있는 점, 조세범처벌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경우에는 일반 형사사건과는 달리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대한 사실판단이 전제될 수밖에 없는 점, 대법원은 모든 민사판결을 후발적 경정사유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위 대법원판결이나 국세기본법에 관한 위 하급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세기본법의 경우 조세범처벌법위반으로 기소되었다가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여전히 후발적 경정사유가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프로필] 김용주 법무법인 (유한) 서울센트럴 변호사
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감사 •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

•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 전) 서울특별시 성동구·마포구 법률고문변호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행정법전공)
•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chool of Law(Visiting Scholar in Taxation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