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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부동산신탁과 관련한 취득세 문제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신탁계약에 따른 법률관계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신임관계에 기하여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신탁은 운용목적에 따라 개발신탁, 관리신탁, 처분신탁, 담보신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느 경우든 위탁자의 부동산이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는 것이 아니며, 그 결과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관한 관리·처분권을 갖게 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84246 판결 참조).

 

2. 수탁자의 취득세 문제

 

그런데 부동산 취득세는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부동산의 취득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수익·처분함으로써 얻어질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것이 아니므로, 지방세법상 ‘부동산 취득’은 부동산 취득자가 실질적으로 완전한 내용의 소유권을 취득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이전의 형식에 의한 부동산 취득의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두949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신탁법상의 신탁 역시 지방세법상 ‘부동산 취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지방세법은 신탁법에 따른 신탁으로 신탁등기가 병행되는 경우로써 위탁자로부터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을 이전하는 경우에는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탁자가 토지소유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잔금과 중도금을 지급한 후 수탁자와 매매대상 토지에 대한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매매계약자의 지위를 승계하도록 하여 수탁자가 매도인으로부터 직접 신탁재산을 이전받는 경우에는, 수탁자가 위탁자로부터 신탁재산을 이전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워 지방세법상 비과세 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서울고등법원 2017. 9. 19. 선고 2017누47351 판결 참조).

 

이 경우 수탁자는 신탁계약에 의한 수탁자지위와 매매승계계약에 의한 매수인 지위를 모두 보유하게 되므로 비록 위탁자가 매매계약의 잔금을 수탁자에게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취득세 납세의무자는 위탁자가 아니라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될 것이다(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두64798 판결 참조).

 

그러나 분양보증회사가 주택분양보증을 위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원인으로 위탁자로부터 신탁재산인 토지를 이전받는 것은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재산의 취득으로써 지방세법상 ‘부동산 취득’에 해당하고, 지방세법상 비과세규정에 따라 취득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일 뿐이므로, 주택분양보증계약에 기초하여 수분양자들에게 분양대금을 환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재산의 취득과 구별되는 별도의 취득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두44363 판결 참조).

 

3. 위탁자지위 이전에 따른 취득세 문제

 

2015년 12월 29일 신설된 지방세법 제7조 제15항에는 ‘신탁재산의 위탁자 지위의 이전이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위탁자가 해당 신탁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되, 위탁자 지위의 이전에도 불구하고 신탁재산에 대한 실질적인 소유권 변동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로써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부동산 취득세가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이라는 성질을 확인하는 규정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위탁자 지위의 이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취득세를 부과할 수 없음에도 위 규정에 따라 비로소 취득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창설적 규정일까?

 

대법원은 신탁계약이나 신탁법에 의하여 수탁자가 위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신탁 부동산에 관한 권한을 행사할 때 일정한 의무를 부담하거나 제한을 받게 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사실상 임의처분하거나 관리·운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러한 위탁자의 지위 이전은 취득세의 과세 대상인 ‘부동산의 취득’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새로운 위탁자가 해당 신탁재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위 규정은 위탁자 지위의 이전이 있는 경우 취득세를 부과함으로써 과세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특별히 마련된 조항으로서 창설적 규정이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두67810 판결 참조).

 

4. 신탁부동산이 수탁자로부터 수익자에게 이전된 경우 취득세 문제

 

한편, 지방세법은 취득세의 과세대상인 취득이란 매매, 교환, 상속, 증여, 기부,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건축, 개수, 공유수면의 매립, 간척에 의한 토지의 조성 등과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취득으로써 원시취득, 승계취득 또는 유상·무상의 모든 취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신탁재산인 부동산의 소유권이 수탁자로부터 수익자에게 이전된 모든 경우가 위 규정에 따른 취득에 해당하는 것일까?

 

대법원은 해제권의 행사에 따라 부동산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그 계약의 이행으로 변동되었던 물권은 당연히 그 계약이 없었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이므로 매도인이 비록 그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방식을 취하였다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는 매매 등과 유사한 새로운 취득으로 볼 수 없어 취득세 과세대상이 되는 부동산 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신탁재산인 부동산의 소유권이 수탁자로부터 수익자에게 이전된 경우 그 소유권 이전의 실질에 비추어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취득세 과세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두32927 판결 참조).

 

[프로필] 김용주 법무법인 (유한) 서울센트럴 변호사
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감사 •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

•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 전) 서울특별시 성동구·마포구 법률고문변호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행정법전공)
•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chool of Law(Visiting Scholar in Tax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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