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배당을 하지 않고 유보금을 많이 쌓은 개인 유사법인에 대해 배당 간주 소득세(유보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법안의 취지는 개인사업자가 법인전환을 통해 소득세를 회피하는 것을 막고, 개인 유사법인 주주에 대한 과세 합리화를 하는것이 목적이다. 대상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법인이다.
정부는 2020년 세법개정안에 내년 1월 부터 초과 유보소득을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간주해 주주에게 배당소득을 과세할 방침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유보소득에서 적정 유보소득을 차감한 금액을 초과 유보소득으로 하고, 이에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 간주금액으로 규정했다.
유보소득은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에 과오납환급금 이자 등을 가산하고 이월결손금 및 세금 등을 차감해 계산한다. 적정유보소득은 유보소득의 50%와 자본금의 10% 중 큰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순이익 중 세금과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남은 금액을 미래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회사에 쌓아놓은 자금을 말한다.
중소기업들은 기업 규모가 작은 특성상 대표자가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다. 또한 시장 환경변화와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분 대부분이 대표자와 가족 등에 편중되어 있는 게 보편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0년 8월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회사지분이 80%를 넘는 중소기업은 10개사 중 5개사로 법적용을 받을 기업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과 유보소득 과세에 대해 반대하는 기업이 61.3%를 차지했다. 반대가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게 45.1%로 가장 컸다. 이어 연구개발, 신사업 진출 등 신규 투자가 위축된다는 의견이 34.2%에 달했고, 나머지는 매출채권 거래로 현금이 없어 배당이 곤란, 명의신탁 등 편법 증가가 각각 12.5%, 6.5%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적립하는 이유는 ‘미래 투자, 연구개발, 신사업진출’이 48.4%였다. 만약 정부가 과세를 부과한다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응이 71.4%를 차지했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기업들이 과세를 피하기 위해 명의신탁 등을 활용하는 등 오히려 편법이 난무 할 가능성과 법인 설립도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문제가 되는 기업에만 패널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낫다”며 “실제 탈세를 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정부안에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기재부는 “투자·고용 등을 위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는 법인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생산적 사업 활동 없이 법인 제도를 악용하여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법률안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입법례, 기업실태 등을 감안하여 생산적 활동으로 유보가 불가피한 경우 등은 시행령으로 과세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초과유보소득 간주배당 적용 및 예외업종도 연말 시행령에 담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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