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김용환 회장의 3연임 가능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어제(11일)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각 위원별로 3~4명의 인사를 추천했고 중복인사 제외, 최종 10명의 후보가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임추위는 10명의 후보에 대한 신상은 비공개로 유지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는 김용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다. 지난 2015년 4월 농협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지난해 농협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28일 임기만료를 앞둔 그는 지난해 거둔 고실적을 바탕으로 3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 국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을 거쳐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았다.
김 회장은 부임 이듬해인 2016년 농협은행 부실사태를 빅 배스(Big Bath·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여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기법)를 통해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조선·해운업 부진으로 인한 부실채권을 과감히 정리한 후 빠른 시일 내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지주의 순이익을 흑자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지난 2016년 1분기 151억원을 기록했던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분기 –36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후 농협은행은 3분기와 4분기 각각 2430억원, 1645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2016년 전체 580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같은해 농협금융지주 역시 1분기 1204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뒤 2분기 2594억원 적자를 보였다. 3분기와 4분기에는 3212억원과 2443억원 순이익을 기록했고 2016년 전체 순이익은 4266억원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실적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취임 첫 해 4870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지난해 1조525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외에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건정성 부문에서도 농협금융은 김 회장 취임 이후 개선을 이뤄냈다. 2015년 2.74%에 불과했던 농협금융의 ROE(자기자본순이익률)는 지난해 5.87%로 올랐으며 같은 기간 보통주자기자본비율도 9.61%에서 10.49%로 증가했다.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2.27%에서 1.05%로 개선됐다.
김 회장 3연임의 변수로 꼽히는 것은 지난해 불거졌던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의혹이다. 김 회장은 과거 수출입은행에서 함께 근무했던 부행장의 자녀가 채용에서 합격했는지를 금감원 측에 문의해 의혹이 있었지만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났다.
김 회장 3연임의 최대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다. 김 전 원장은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추가로 거론되는 인사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등이 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내주 초 후보군을 3~4명으로 줄여 최종 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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