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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비웃는 엄카족, 손가락 까닥 안 해도…공짜 월급에 고가주택

호화 생활비도, 아파트도 모두 부모 돈
근로자 행세하며 공짜 월급 흥청망청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부모가 엄카족 자녀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로 호화생활비를 대주면서 몰래 증여로 고가 부동산을 챙겨준 사례가 적발됐다.

 

엄카족이란 부모 카드로 고액생활비를 쓰고 몰래 증여 받은 부모 돈으로 거액의 주택을 사들이는 탈세 자녀들을 말한다.

 

심지어 자녀가 일한 적도 없으면서도 자신의 업체에 직원 명의만 올려두고 공짜 월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3일 금수저 엄카족 227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사례 일부를 공개했다.

 

 

A와 A의 동생B는 실질적으로 무자력자임에도 고가 아파트 등 수십억대 자산가였다. 국세청이 고액 자산에 대한 취득자금에 대한 자금출처 분석 결과, 둘의 재산과 소득은 모두 전문직 고소득자인 부친 C가 몰래 증여해준 거액의 종자돈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C는 편법으로 자녀들의 아파트 취득자금과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등을 증여해 자녀들의 세금탈루를 돕고, 자녀들이 주택 등을 매입하기 위해 대출한 돈을 대신 갚아줬다.

 

자녀 A, B는 부친의 사업장에 직원으로 등록돼 높은 급여를 챙겼지만, 실제로는 일한 적이 전혀 없으며, 부친 명의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호화 사치생활을 누리는 등 세금 탈루를 횡행했다.

 

국세쳥은 가공급여 지급혐의가 있는 부친 C와 무자력자 A, 동생 B에 대한 개인통합조사 및 자금출처조사에 동시 착수했다.

 

 

D는 일단 직장은 다니기는 했지만, 벌이나 저축에 비해 갖고 있는 부동산이 수십억대 초고액이었고, 지출은 거의 없었다. D의 연령·소득·재산을 볼 때 도저히 거액의 부동산 대출금이나 호화생활을 충당할 수 없어 몰래 돈줄이 의심되는 상황.

 

국세청은 D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결과 D의 수십억원대 부동산 대출금은 부동산 임대업자인 부친이 대신 갚아줬다는 것을 확인했고, 동시에 D가 생활비는 부친 신용카드로 쓰면서 본인 및 배우자의 소득은 모두 저축해 자산에 활용하는 등 변칙 증여 혐의를 확인했다.

 

국세청은 D에 대한 자금출처조사에 착수했다.

 

 

일용근로자 E는 수십억원대 다수의 부동산을 가진 자산가였다. 그런데 그가 빌린 돈은 그가 보유한 부동산 가액의 일부에 불과했고, 나머지 수십억원의 취득자금이 불분명했다.

 

국세청 조사 결과 E의 모친이 본인 소유 부동산을 E에게 양도하고 그 양도대금을 편법으로 증여 후, 자녀의 대출이자를 대신 갚은 것이 확인됐다.

 

E 등 자녀들은 명품쇼핑 및 빈번한 해외여행 등 호화사치생활을 누리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벌이로 지출했다는 흔적이 없었고, 모친의 신용카드로 고액 생활비를 쓴 엄카족임이 거의 확실시 됐다

 

국세청은 모친이 E의 오빠인 F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시가도 아닌 사들인 금액보다도 더 낮은 금액으로 평가해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발견하고, 일용근로자 E 및 오빠 F에 대한 자금출처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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