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 핵심 타깃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사람)’를 지목했다.
과거 MZ세대는 소득과 자산이 다른 연령층 대비 적다는 이유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고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주식 등 투자 열풍이 일며 이들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
금융권은 일제히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생존전략 짜기에 돌입했다.
이들이 디지털금융 플랫폼에 익숙한 세대라는 점에서 ‘메타버스(Metaverse)’가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은행‧카드 활발…보험 ‘미지근’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을 의미한다.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인데, 외부세계와 개인일상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해 구현한 가상세계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은행,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들이 잇따라 선보여지고 있다. 단순히 아바타를 활용해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실과 유사한 회의장, 사업장 등을 구현하는 형식이다.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등 4대 시중은행이 모두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서비스와 기술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내부 경영회의를 여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 이용층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한 이벤트, 금융교육 등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활용 경험 확산을 위해 개더 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직원 연수 공간인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했고,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구장인 ‘쏠(SOL) 베이스볼파크’를 구축해 야구 대표팀 응원 이벤트로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카드업계 또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MZ세대 미래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MZ세대 맞춤형 선불카드를 출시해 10대 친화적 할인 혜택을 선보이거나 뮤직콘서트 팬미팅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채널을 구축하는데 메타버스를 활용 중이다. 고객 접점을 넓힌 뒤 궁극적으론 온‧오프라인 카드서비스 연계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보험업계는 메타버스 활용이 다소 느린 편이다. 보험의 주 소비층이 40대 이상인 만큼 보수적인 상품 마케팅이 효과적이라는 업계 통론상, 보험 서비스를 가상세계에 접목해 발생할 효익이 크지 않을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메타버스, 코로나19+MZ세대 각광에 블루오션 급부상
업계에선 현재 금융권 내 메타버스 활용이 초기 단계인 만큼 미흡한 점이 있으나, 빠른 시일 내 가상영업점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보고, 카드 발급을 받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대면 접촉이 꺼려질 수밖에 없는 코로나19 상황에 메타버스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빠르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메타버스 활용 자체가 당장 수익성 증진에 큰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향후 가상지점이 활성화될 경우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간 갭을 메우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을 점쳐지고 있다.
은행권이 디지털화에 돌입하며 금융시장에 메타버스 응용이 본격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 AR과 VR 기술이 생산성 측면에서 안정화·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점 등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탠다.
이처럼 메타버스 산업이 미래를 주도하는 성장 산업이라는 것에 대해선 업계 내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2019년 약 50조원 규모던 메타버스 시장은 2030년 약 1700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메타버스 기술은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어 온·오프라인 연결이라는 기술적 특성을 바탕으로 금융업의 업무방식과 고객니즈,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MZ 세대를 위한 메타버스 금융 콘텐츠 개발을 검토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실버세대 상담과 메타버스 체험에 특화된 복합 점포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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